인터뷰
심승보 엔씨소프트 퍼블리싱 1센터장
진출 늦은 만큼 철저히 준비
리니지M 내년 상반기 출시
[ 유하늘 기자 ]
엔씨소프트는 올해 리니지 레드나이츠를 출시하며 모바일 게임 사업에 첫발을 들였다. 레드나이츠는 출시 1주일 만에 다운로드 150만건을 돌파하며 온라인에서의 명성을 모바일에서도 증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내년에는 첫 자체 개발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M’을 시작으로 프로젝트 오르카, 아이온 레기온즈 등 모바일 게임을 본격적으로 쏟아낼 계획이다. 모바일 게임 매출이 반영되면 엔씨소프트는 내년 매출 1조원을 무난히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심승보 엔씨소프트 퍼블리싱 1센터장(사진)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모바일 시장 진입이 늦은 만큼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며 “개발력으로 유명한 엔씨소프트의 명성에 맞는 완성도 높은 게임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 센터장은 리니지 등 주요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 게임 퍼블리싱을 담당하고 있다. 리니지 레드나이츠 개발 프로듀서를 맡았다.
▷리니지 레드나이츠가 성공적으로 모바일 시장에 진입했다.
“아직 성공이라는 표현을 쓰기엔 이르다.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야 성공이라 자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년부터 세계로 이용자 저변을 넓힐 것이다. 이용자들이 게임을 켜기 전 얼마나 설레게 만들 수 있는지에 중점을 두고 게임을 제작하고 있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레드나이츠에서 아기자기한 캐릭터를 채택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했는데.
“리니지가 가진 ‘아저씨 게임’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서다. 젊은 층에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캐릭터에 대한 스토리 라인을 강화했다. 예컨대 게임 내 주요 캐릭터인 버그베어는 사라진 둘째 형을 찾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는 설정을 넣었다. 캐릭터를 터치하면 나오는 몸짓과 대사도 친숙하게 했다. 아빠와 아들, 삼촌과 조카가 리니지를 통해 소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고민했다.”
▷첫 자체 개발 모바일 MMORPG ‘리니지M’은 어떤 게임인가.
“레드나이츠가 이용자 저변 확대를 노렸다면 리니지M은 PC 리니지를 즐겼던 올드유저를 타깃으로 한다. 모바일 리니지에 적합한 사용자경험(UX), 사용자환경(UI)을 찾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PC 리니지와 모바일 리니지를 연동시킬 계획이다. 모바일의 한계를 풀기 위해서는 PC와 연동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기존 캐릭터를 연동시키기는 어렵고 새로운 서버를 열 때 연동시키는 방식 등을 고려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용자들의 의견도 듣고 있다.”
▷넷마블 리니지, 중국산 MMORPG와 리니지M의 차별점은.
“엔씨소프트는 리니지의 본가(本家)다. 리니지를 가장 잘 이해하고 가장 잘 모바일화할 수 있는 건 우리라고 생각한다. 리니지M을 제작하며 게임의 핵심 요소를 어떻게 모바일에서도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걸 결과로 보여줄 예정이다. 게임은 내년 상반기에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 11월 ‘리니지 이터널’ 비공개시범테스트(CBT) 때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있었는데.
“세상에 호불호가 안 갈리는 게임은 없다. 기존 리니지와 비교할 때 게임의 여러 요소가 바뀌다 보니 이용자들이 어색함을 느끼는 것 같다. 아직 1차 시범 테스트다. 계속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이다. 좋은 결과를 기대해 달라.”
▷리니지M이 PC판 리니지 이용자를 뺏어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다.
“PC와 모바일은 이용 목적이 명확히 구분된다. 페이스북을 예로 들면 사람들은 장문의 글을 쓸 때는 PC로, 틈틈이 눈요기할 때는 모바일로 이용한다. 마찬가지로 PC 리니지와 모바일 리니지도 즐거움의 포인트가 다르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올해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이 주목받았다. 모바일을 넘어선 플랫폼 확장 계획이 있는가.
“김택진 대표는 평소 입버릇처럼 ‘웰메이드 게임을 만들라’고 주문한다. 게임을 즐기다가 가상 세계라는 것을 잊을 만큼 몰입도가 높고 재미있어야 한다는 철학이다. VR 분야 진출을 고려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 계획은 없다. 하지만 진출하게 된다면 제대로 만들 계획이다.”
▷레드나이츠를 내년 초 중국에 출시한다. 글로벌 시장 전략은 무엇인가.
“해외에 진출할 때는 해당 지역에 맞는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지 파트너사와 밀접하게 협력해 레드나이츠를 완전히 중국형 게임으로 바꿔 출시할 계획이다. 캐릭터 행동이나 사용하는 기술명 등 세부적인 것까지 손댈 예정이다. 출시 시기가 한국에 비해 늦은 만큼 실시간 이용자 간 대전(PvP) 등 여러 콘텐츠를 추가한 형태로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철저한 현지화로 해외에서도 성공하겠다. 중국 현지 퍼블리싱을 맡은 알파게임즈는 애니메이션에 장점이 있는 회사다. 따라서 미디어 믹스 차원에서의 확장도 고려하고 있다. 앞으로 해외 진출 때에도 게임을 넘어선 종합 문화 콘텐츠 기업으로 거듭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