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민수 기자 ] 동아에스티가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그러나 이번에 수출한 물질이 연구개발의 초기 단계라는 점과 전날 급등 등으로 추가 상승여력은 제한적이란 분석이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9일 "동아에스티는 전날 미국 애브비에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인 'merTK' 저해제 DA-4501을 기술수출한다고 공시했다"며 "아직 후보물질 도출 및 전임상 이전 단계임에도 계약금 4000만달러(약 480억원), 성과 기술료(마일스톤) 4억8500만달러(5820억원)의 매우 큰 규모의 계약"이라고 말했다.
'merTK'는 암 세포 주변의 면역반응을 무디게 해 암의 성장과 전이를 촉진하는 효소다. DA-4501은 이를 저해해 항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새로운 기전의 혁신신약(First-in-Class)이고, 차세대 면역항암제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크기 때문에 연구개발 초기에도 대규모 계약이 성사됐다는 평가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merTK 저해제는 관련 논문 209건, 후보물질 13건으로 경쟁 강도가 낮은 상황"이라며 "신약개발 성공 시 세계 최초의 merTK 저해제가 될 가능성 높다"고 했다.
지난해 3월 한미약품이 릴리와 계약한 BTK 저해제는 관련 논문이 1373건이고, 후보물질은 230개다. 2015년 7월 한미약품이 베링거인겔하임과 계약한 EGFR 저해제는 관련 논문이 3만1289건, 후보물질은 5973개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DA-4501이 초기 단계라는 점에서 그 가치를 반영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술수출 계약금 및 마일스톤 규모가 커 잠재가치는 높게 평가하지만, 아직 후보물질 탐색 단계로 최종 성공확률과 개발기간 고려 시 순현재가치(NPV)는 미미하다"고 판단했다.
또 전날 18% 급등에 따라 KTB투자증권 목표주가 12만원 대비 상승여력은 11%로 제한적이라고 봤다.
이 연구원은 "혁신신약 관련 특허권 보유로 기술수출 수익이 귀속되고, 우량 자회사로 인해 실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는 동아쏘시오홀딩스의 투자매력이 우위에 있다"고 했다. 이번 계약으로 인한 계약금 및 마일스톤의 약 50%는 동아쏘시오홀딩스로 배분된다.
항암제를 개발하는 다른 기업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주문이다.
구완성 연구원은 "비슷한 대상의 저해제를 개발하는 큐리언트와 SYK·EGFR·FLT3 저해제 등의 분자 표적항암제 개발사 오스코텍을 주목한다"고 전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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