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개발단계부터 환자 이익 고려해야"

입력 2016-12-28 18:51
재니스 정 메드트로닉 책임연구원

고령화시대 의료비 지출 늘면서
의료기기 경제성 평가 중요해져


[ 이지현 기자 ] “의료기기 개발 단계부터 환자가 제품을 사용할 때 얻을 수 있는 편익 등에 대한 연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의료비를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는 제품을 많이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의료기기업체 메드트로닉의 재니스 정 책임연구원(사진)은 2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가치 기반 보건의료(VBHC)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의료기기 경제성 평가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미국 질병관리센터(CDC)에서 근무하다 2014년 메드트로닉으로 옮겨 의료기기 개발 과정에서 경제성 평가 업무를 맡고 있다.

VBHC는 저비용·고효율 제품을 개발해 많은 사람이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의료비 지출이 늘면서 혁신 의료기기나 신약을 만드는 회사는 제품이나 약을 썼을 때 환자 삶의 질을 얼마나 개선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연구를 확대하고 있다.

메드트로닉은 미국 의료기기 회사 중 처음으로 VBHC 투자를 늘렸다. 이를 위해 매출의 10% 정도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한다. 정 연구원은 “미국은 오바마 케어가 시작되면서 국민이 의료비에 더 민감해졌다”며 “수술은 물론 재활단계에 이르기까지 치료 과정 전반의 비용을 감안해 어떤 처치가 적당한지를 고민한다”고 했다.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이 위험분담 제도다. 이식형 심장 제세동기를 개발한 메드트로닉은 감염이 생겨 환자가 병원에 입원하면 1만달러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기기 안전성을 보장하는 것은 물론 발생 가능한 의료비 지출의 일부를 업체가 부담하겠다는 약속이다.

그는 “한국 의료기기 회사도 경제성 평가에 대한 연구를 늘려야 한다”며 “이를 위한 건강데이터를 공개하는 등 정부 지원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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