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김광현·이용찬 등 줄줄이 하차
오승환 등 메이저리거 출전도 불투명
[ 최진석 기자 ]
내년 3월 야구 국가대항전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열린다. 한국이 속한 A조의 1라운드 경기 장소는 국내 최초 돔구장인 서울 고척 스카이돔이다.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WBC 경기다. 이를 앞두고 한국 대표팀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발표한 28명의 최종 엔트리 선수 중 출전 불투명자가 속출하면서 팀 전력에 구멍이 생기고 있다.
한국 대표팀은 김인식 감독(69·사진)을 내세워 일찌감치 WBC 준비에 들어갔다. 지난 10월6일 예비엔트리 50명, 11월10일에는 최종 엔트리 28명을 발표하며 발 빠르게 ‘드림팀’을 구성했다. 올해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한국인 선수가 많아졌기에 전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실제 상황은 달랐다.
메이저리그 마무리투수로 검증받은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불법도박 전력으로 엔트리에 들어가지 못했다. 거포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는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했다. 최종 엔트리 구성 이후에도 악재가 터졌다.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리츠)는 국내에서 음주 운전 사고를 일으켰다. 그에게 태극마크를 달아줘선 안 된다는 비난 여론에 힘이 실렸다.
부상과 수술 등으로 경기 출전에 차질이 생긴 선수도 줄을 이었다. 이용찬(27·두산 베어스)이 최종 엔트리 발표 직후 팔꿈치 수술로 출전이 불가능해졌다. 심창민(23·삼성 라이온즈)이 대체 선수로 들어갔다. 왼손 에이스 투수 김광현(28·SK 와이번스)이 다음달 팔꿈치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명품 2루수인 정근우(34·한화 이글스)도 지난달 무릎 수술을 받았다. 잦은 부상에 시달린 추신수(34·텍사스 레인저스)는 구단의 허락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사이 다른 국가들은 메이저리그 선수의 합류를 확정하며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어 긴장감을 높인다. 일본은 괴물투수 오타니 쇼헤이(니혼햄 파이터스) 등 1급 선수들을 확보했다. 미국도 2013년 대회에서 활약한 우완 투수 루크 그레거슨(휴스턴 애스트로스)을 영입하는 등 팀 전력을 탄탄하게 짜고 있다.
김인식 감독과 코치진은 내년 1월4일 회의를 열어 엔트리 문제를 다시 논의한다. WBC 최종 엔트리 제출 마감은 2월 초기 때문에 시간은 있다. 하지만 시간보다도 맘 편히 쓸 카드가 많지 않다는 게 더 큰 문제다. 한국 대표팀이 속한 A조에는 이스라엘, 대만, 네덜란드가 있다. A조 1라운드 경기는 내년 3월6일 열린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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