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조로 시장 커져
'깊은 맛' 내기 R&D 강화
아워홈, 비린내 없는 생선탕
CJ는 두부 식감 살려 살균
[ 강영연 기자 ]
아워홈은 지난 10월 맛소재를 만드는 방법과 기술에 대한 특허 3건을 취득했다. 2010년 식품연구원에 맛소재를 전담하는 팀을 설치한 지 6년 만이었다. 맛소재는 원재료에서 추출해 농축한 원액, 가루 등을 의미한다. 적은 양을 사용해도 요리 고유의 맛을 낼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예를 들어 생선탕을 가정간편식(HMR)으로 만들 때 자연스럽고 깊은 맛을 내기 위해 인공 감미료 대신 비린내를 최소화한 생선 원물 농축 맛소재를 육수에 넣는다.
식품 기업들이 가정간편식 연구개발(R&D)을 강화하고 있다. 가정간편식이 한 끼를 때우는 개념에서 소비자 사이에서 제대로 된 식사로 자리 잡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업체들의 목표는 ‘집밥’ 및 레스토랑 메뉴와 견줄 수 있을 정도의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다.
CJ제일제당은 분리살균기술을 사용 중이다. 이 기술은 각 재료의 특성에 맞는 살균온도를 정하는 것이다. 두부와 햄 등 열을 많이 가하면 말라붙는 재료는 낮은 온도로 살균하고, 균이 많은 재료는 높은 온도로 살균하는 식이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두부도 색상과 식감의 변화 없이 9~12개월가량 유통할 수 있다. 김태형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 편의식품센터 부장은 “분리살균기술을 통해 상온 가정간편식도 식당에서 사먹는 것과 비슷한 맛을 내게 됐다”며 “냉장 가정간편식보다 유통기한은 3~4배 길고, 가격은 20~30% 저렴한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아워홈은 국내 업체 중 유일하게 2012년부터 생선탕 가정간편식(사진)을 판매하고 있다. 이를 위해 생선을 해동하는 염수를 사용해 생선의 비린 맛을 억제하는 기술을 도입했다. 김영철 아워홈 식품연구원 소스·HMR팀 책임연구원은 “최적의 염도를 찾기 위해 0.1%씩 농도를 바꿔 가며 수백번 실험했다”고 말했다.
대상의 가정간편식 브랜드인 휘슬링쿡은 국내 최초로 쿠킹밸브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제품 용기 덮개에 증기를 배출해 주는 역할을 하는 쿠킹밸브를 부착한 것이다. 제조 과정에서 재료를 단시간에 최소한의 열로 조리해 원재료 손상을 막아 준다. 용기 내부는 진공상태가 되기 때문에 다른 제품보다 보관 기간도 길어진다.
1981년 오뚜기 3분 카레로 시작한 가정간편식 시장은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빠르게 성장해 올해 2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된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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