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조정원, 피자 프랜차이즈 10곳 비교 분석
수제피자 피자알볼로 가맹점 증가율은 1위
도미노피자·피자헛 창업비용 2억3000만원
중소브랜드는 5000만원
[ 황정수/노정동 기자 ] 한국 프랜차이즈 피자의 역사는 1985년 시작됐다. 피자헛이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1호점을 내면서부터다. ‘서양 빈대떡’이란 소문을 듣고 피자가게를 찾았다가 낭패 보는 사람도 많았다. “김치나 단무지를 달라”는 요구도 빗발쳤다. 그런 피자가 30여년의 세월 동안 많이 달라졌다. 치킨만큼 친숙한 외식 메뉴가 됐다. 브랜드는 103개까지 벌어지다 보니 폐업도 잦다. ‘누구나 즐겨 먹으니까’란 안일한 생각에 피자집을 차렸다가 ‘쪽박’ 차기 십상이다.
배달형 매장, 평균 매출 높아
공정거래조정원은 예비 창업자들이 합리적으로 피자 프랜차이즈를 결정할 수 있도록 ‘피자 10개 프랜차이즈 브랜드 주요 정보 비교 분석’ 자료를 26일 발표했다. 예비 창업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건 ‘돈을 얼마나 벌 수 있는지’다. 이를 미뤄 짐작할 수 있는 지표는 가맹점당 평균 매출이다. 작년 가맹점당 평균 매출이 가장 많은 곳은 도미노피자로 7억4876만원이었다. 도미노피자 관계자는 “가맹점이 100% 배달형 매장으로만 이뤄져 있어 피자값을 합리적으로 책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피자헛(4억8175만원), 미스터피자(4억5247만원) 등 대형 브랜드를 제치고 2위를 차지한 브랜드는 피자알볼로였다. 가맹점 평균 매출은 5억2146만원. 2014년 대비 2015년 가맹점 증가율은 피자알볼로가 26.3%로 가장 높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수제피자 전문이라서 냉동 냉장 재료를 쓰지 않고 반죽도 천연효모를 사용한다”며 “수제피자가 인기를 끌면서 가맹점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량생산이 어렵고 피자를 만들 때 손이 많이 간다는 점을 가맹점주가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월 매출 6%는 브랜드사용료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평균 매출이 많다고 창업자 수중에 돈이 많이 떨어지는 건 아닐 수 있다. 매장 면적이 클수록 매출이 많이 나올 가능성이 있는데, 반대로 인테리어비 등 비용은 커지기 때문이다.
면적 100㎡ 이하 매장을 낼 때 최초가맹금, 인테리어비용, 집기구입비 등을 포함한 ‘초기 창업비용’이 가장 많은 곳은 피자헛(83㎡ 기준)으로 2억3748만원이고, 도미노피자(82.5㎡)는 2억3037만원으로 2위였다. 오구피자(5401만원), 피자나라치킨공주(5795만원), 피자마루(6865만원) 등은 초기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들 매장 면적은 유명 브랜드의 40% 수준인 33㎡가 대부분이었다.
100㎡ 이상 매장만 놓고 보면 피자헛 레스토랑(198㎡)의 초기 비용이 4억6652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미스터피자(132.2㎡)도 2억6935만원에 달했다.
일부 프랜차이즈 매장은 영업 중에도 수시로 본사에 비용을 내야 한다. ‘영업표지’ 사용료는 피자헛과 도미노피자가 가맹점 월 매출의 6%, 미스터피자는 5%, 뽕뜨락피자는 월 11만원이었다. 피자헛 본사는 광고판촉비로 가맹점 월 매출의 5%, 도미노피자는 4.5%, 미스터피자는 4%를 걷어가고 있다. 피자에땅과 피자마루는 원재료 구입량에 따라 변동된다.
오구피자 재무상태 가장 안정적
전문가들은 본사의 재무상황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본사가 망하면 프랜차이즈 매장이 원재료 등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본사 재무상태가 가장 안정적인 곳은 오구피자였다. 부채비율이 13.3%로 가장 낮았고 자기자본비율은 88.1%로 가장 높았다. 본사 기준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은 곳은 피자마루로 60.8%에 달했다. 피자알볼로 본사는 자기자본순이익률이 54.6%로 1위였다.
회사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피자알볼로로 2014년 대비 2015년 자산 증가율이 116.0%에 달했다.
매출 증가율은 피자스쿨(서울 경기 영업·98.0%), 영업이익 증가율은 피자나라치킨공주(166.5%)가 1위를 차지했다.
황정수/노정동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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