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플러스] 미·중 패권 다툼…한국 IT·차株 '어부지리' 기회

입력 2016-12-26 15:30
수정 2016-12-26 15:39
[ 김은지 기자 ]

미국과 중국의 첨예한 패권 대립이 정치를 넘어 경제 갈등으로 치닫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외 불확실성의 고조에도 국내 '자동차·IT(정보통신)주'가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26일 오후 2시7분 현재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4.33포인트(0.78%) 내린 3085.82를 기록 중이다. 같은 시간 장력자동차(-4.11%) 동방보용자동차(-3.01%) 상해자동차(-1.51%) 창하자동차(-1.74%) 등도 모두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오전 지수는 1.3%까지 추락했다.

지난 주말 촉발된 미국과의 무역 전쟁이 중국 증시에 서리를 내렸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중국은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중국 합작법인에 반독점 위반 혐의로 2억100만 위안(348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같은 조치가 미국을 향한 중국 당국의 엄포로 풀이되면서 자동차주는 물론 중국 증시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G2의 패권 다툼이 국내 증시에는 '어부지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삼으라는 것.

이은택 SK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미국은 무역 문제를 주관하는 국가무역위원회를 신설했는데, 미국의 대표적인 반중 경제학자인 피터 나바를 위원장으로 임명했다"며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으로 내년 상반기 세계 증시는 순탄하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2011년 중국의 반일 운동으로 국산차 판매가 늘고 중국인 관광객이 유입됐던 점을 미루어 악재에도 투자 기회 틈새가 있다"고 했다.

실제로 2009년 미국이 중국 타이어 업체들에게 제재 조치를 가했을 당시 국내 업체들은 반사이익을 누렸다. 당시 미국 업체들은 중국산 저가 타이어 수입 증가로 줄도산했다. 관세 부과 조치는 중국 업체들에 악재였지만 국내 타이어 업체들에게는 대형 호재였다. 이를 기회로 국내 업체들은 중국과의 대미 수출 비중을 20%포인트 가량 줄일 수 있었다.

앞으로도 자동차·IT 중심의 수출주가 반사이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예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00년 이후 미·중 비관세장벽이 강화된 품목은 자동차 부품, 철강, 타이어, 기계, 화학 등이 있다"며 "이들 업종은 국내 업체들의 수출 비중이 높은 업종으로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IT주 역시 주목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현재 미국 내에서는 중국이 미국 IT 기업을 인수하는 것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며 "IT 품목 및 해당 산업에 대한 제재 조치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IT 업종은 실제로 수요가 확대되고 향후 업황 개선이 기대돼 반도체,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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