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차 기술주 '질주 본색'

입력 2016-12-23 19:06
2017 CES 주인공은 가전 아닌 스마트카

자율주행 - 현대모비스·만도
전장사업 - 삼성전자·LG전자

S&T모티브·삼화콘덴서 등 중소 자동차 부품주도 관심


[ 최만수 기자 ] 세계 최대 전자쇼인 ‘CES 2017’ 개막이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수혜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관심이 쏠린다. CES는 가전과 정보기술(IT) 위주 전시회였지만 올해 주인공은 단연 자동차다. 참가 업체들이 자동차와 IT를 융합한 신기술을 대거 선보이면서 관련주들이 부상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가 크다.

◆자동차 애널리스트들, CES로 집결

내년 1월5~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에는 현대자동차 도요타 닛산 BMW 등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뿐 아니라 현대모비스 콘티넨탈 보쉬 등 부품사들도 참가한다. 카를로스 곤 닛산 회장은 기조연설을 한다. 행사에서 자동차 비중이 커지자 CES의 ‘C’가 ‘consumer’가 아니라 ‘car’의 첫 글자가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여의도 증권가도 바빠졌다.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담당 애널리스트들이 대거 CES를 참관할 계획이다. 자율주행 등 신기술 개발 현황을 살피고 수혜 기업을 찾기 위해서라지만 이례적인 게 사실이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CES는 자율주행 기술의 경연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CES를 통해 ‘능동형 운전자보조장치(ADAS)’ 부품 업체들의 가치가 부각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모비스 만도 등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조언이다. ADAS는 무인자동차(4~5단계)로 가기 전 단계인 조건부자율주행(3단계) 또는 부분자율주행(2단계) 수준의 시스템이다. 지난달 출시된 현대차의 신형 그랜저IG는 사전계약 고객의 30%가 ADAS 옵션을 택했다. 제네시스 등 고급 차량에 제한적으로 장착되던 ADAS가 대중차량으로 확산되면서 부품 업체들의 수혜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작년 처음 CES에 참가한 현대모비스는 전시 면적을 늘리고 글로벌 완성차업체를 상대로 적극적인 수주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7% 오르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작년 CES 이후 관심을 받으며 주가가 두 배 이상 뛰었던 만도도 다시 상승세를 탈 것이란 관측이다. S&T모티브 에스엘 삼화콘덴서 한온시스템 등 중소 부품업체에 대한 관심도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모비스의 ADAS 매출은 2020년 1조3500억원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동차+IT’ 시대 주목

IT 기업들의 움직임을 주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자율주행차는 반도체업체들의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예를 들어 구글의 무인차는 360도로 물체를 인식하고 움직이는 물체의 예상 이동 경로도 예측해야 하기 때문에 100GB(기가바이트) 이상의 D램이 필요하다.

삼성전자는 차량용 반도체와 시너지를 낼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의 성장 가능성을 내다보고 최근 9조4000억원을 들여 전장(電裝)업체 하만을 인수했다. 연평균 7%에 달하는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스마트폰 반도체 시장을 앞지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전장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내세운 LG전자의 행보도 관심이다. 제너럴모터스(GM)의 볼트EV에 들어가는 모터와 인버터 등 구동장치를 생산하는 LG전자는 CES에 이어 8일부터 열리는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처음 참가할 예정이다. LG전자는 화학, 디스플레이 등 자동차 부품 관련 사업을 하는 다섯 개 계열사와 함께 공동 전시관을 열기로 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전장부품 매출은 올해 2조6800억원에서 내년에는 3조7300억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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