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섭 강원대 교수 '정의' 재조명
무엇이 정의로운 것인가. 취업포털 스카우트에서 20~30세 대학생과 직장인 714명을 대상으로 ‘정의로운 사회’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9.8%가 ‘우리 사회가 정의롭지 않다’고 답했다.
이런 현실을 반영하듯 2010년 발간된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는 영어권에서 20만부 정도 팔렸지만 한국에서는 140만부 이상 팔릴 정도로 이상 열기를 보였다. 그러나 무엇이 진정으로 정의로운 것인가 하는 논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정규재 뉴스 12월2일 방송에서 신중섭 강원대 교수(사진)는 자신의 저서 《마이클 샌델의 「정의론」 바로 읽기》 소개를 통해 ‘정의’의 의미를 재조명했다. 신 교수는 샌델이 구분한 정의의 기준 세 가지를 소개했다. 첫 번째는 공리주의다. 사람을 얼마나 행복하게 하는가를 척도로 정의를 평가하는 것이다. 어느 제도가 정의로운가는 사회적 공리를 높여주면 정의로운 제도이고 아니면 정의롭지 못한 제도라는 것이다. 이는 제러미 벤담과 존 스튜어트 밀의 정의론이다.
두 번째로는 자유주의적 정의론이다. 이 정의론은 또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로버트 노직이 주장한 정의론으로 시장 자체가 정의롭기 때문에 시장에서 개인에게 최대한의 선택권을 주면 정의가 실현된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존 롤스의 정의론으로 개인의 선택도 중요하지만 복지나 분배를 더 중시하는 평등주의적 자유주의다.
이 두 가지 정의론에 대해 샌델 교수는 문제가 있다고 봤다. 그래서 세 번째 정의론으로 미덕에 따라 분배하는 ‘공동체주의적 정의론’을 내세웠다. ‘정의’란 올바른 분배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덕을 키우고 공동성을 고찰해야 한다는 점을 기본 내용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공동체주의 정의론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전통을 이어받았다.
신 교수는 “공동체주의적 정의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정의에 ‘좋은 삶’의 요소가 포함돼 있어야 한다면서 좋은 삶이라는 명분으로 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치가 꼭 필요하다고 주장한다”고 짚었다. 그는 “‘좋은 삶’을 누가 결정할 것인가는 의견이 분분한데 샌델 교수의 정의론은 국가의 역할을 강화하자는 것으로 이는 곧 전체주의로 나아가게 된다”고 비판했다.
신 교수는 “《마이클 샌델의 「정의론」 바로 읽기》를 통해 샌델 교수의 다른 책도 비판적으로 읽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형진 정규재 뉴스 PD starhawk@hankyung.com
정규재 뉴스는 jkjtv.hankyung.com에서 모두 무료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