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청문회' 된 국조
호통만 있고 '한 방'은 없는 청문회…1시간 파행도
우병우 "김기춘이 민정비서관 제안…인사청탁 없었다"
특위, 26일 최순실·안종범·정호성 '구치소 청문회'
[ 유승호/김기만 기자 ]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2일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5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국정개입 방조, 세월호 수사 관련 외압설 등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이날 청문회는 일부 여당 의원이 증인과 위증을 모의했다는 의혹을 놓고 여야가 충돌하면서 개회 후 한 시간이 지나 증인신문을 시작하는 등 파행을 겪었다.
◆“최순실 청와대 출입 몰랐다”
우 전 수석은 최순실 씨를 언제 알았느냐는 질문에 “현재도 모른다. 언론에서 봤다”고 답했다. 최씨를 만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며 “정윤회 문건 사건이 있었을 때 정씨 부인이라는 정도로 알았다”고 말했다.
최씨가 청와대 ‘보안 손님’으로 수시로 드나들었다는 의혹에 대해 “관저에 그렇게 출입하는 것을 몰랐다”고 말했다. 다만 “사전에 좀 더 세밀히 살펴 미리 알고 막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한다”며 “그런 부분에선 내가 미흡했다”고 말했다. 또 “박 대통령을 존경한다”고도 했다.
우 전 수석이 청와대 민정비서관으로 발탁됐을 때 장모인 김장자 씨가 최씨에게 인사 청탁을 하지 않았느냐는 의혹 제기에는 “그렇지 않다”며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비서관직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은 최씨가 우 전 수석을 박 대통령에게 추천했다는 증언이 담긴 녹취 파일을 공개했다. 김 의원은 김씨가 운영하는 기흥CC 관계자들의 증언이라고 소개했다. 파일에 나오는 인물은 “우병우를 최순실이 꽂아준 거? 최순실이 옴과 동시에 우병우가 민정비서관으로 청와대로 들어갔어”라고 말했다. 우 전 수석은 “저런 얘기를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전임 민정비서관이 4년 아래 후배였는데 그 자리로 간 게 무슨 영전이겠나”고 반박했다.
그러나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은 우 전 수석과 최씨가 잘 아는 사이라고 증언했다. 노 전 부장은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로부터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조력자가 김기동 대검 부패범죄특별수사단장이고 우 전 수석이 김 단장을 소개해 줬다고 들었다”고 했다. 이어 “우 전 수석과 최씨는 잘 안다고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볼 수 있다”고 답했다.
◆조 대위 “대통령 필러시술 안해”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 행적에 관해선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지 않았다. 조 대위는 당시 박 대통령을 봤느냐는 질문에 “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이 필러나 리프트 시술을 했느냐는 질문에도 “없다”고 했다. 다만 조 대위는 박 대통령과 10명 이내의 청와대 직원들이 자신으로부터 태반·백옥·감초주사 처치를 받았다고 밝혔다.
특위는 증인 출석을 거부한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이 수감된 구치소에서 오는 26일 청문회를 열기로 했다. 최씨에 대한 청문회는 26일 오전 10시 서울구치소에서, 안 전 수석과 정 전 비서관에 대한 청문회는 오후 2시 남부구치소에서 열린다. 다만 이들은 현장 청문회 출석마저 거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유승호/김기만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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