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가치주 비중 확대 주효
15개 펀드 평균 수익률 7.7%
2년 간의 부진 말끔히 씻어
[ 김우섭 기자 ]
지난 2년간 부진했던 퀀트(정량 분석으로 투자 종목 선별) 기반 주식형펀드가 올 들어 수익률 반등에 성공했다. 저평가된 대형주의 상승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정확하게 예측한 데다 벤치마크인 코스피200지수가 고공행진한 덕분이다.
21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15개 퀀트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7.70%를 기록했다. 국내 주식형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0.45%)은 물론 코스피지수 상승률(3.90%)을 훌쩍 넘어섰다.
펀드별로 보면 ‘신한BNPP좋은아침펀더멘탈인덱스’가 같은 기간 13.06%의 수익률을 올려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신한BNPP변액보험액티브퀀트’ 펀드가 8.71%의 수익률로 2위에 올랐고 ‘이스트스프링액티브퀀트 ’(7.91%) 등도 양호한 성적을 냈다.
퀀트펀드는 지난 2년간 수익률 하위권에 머물렀다. 2014년 평균 -5.37%, 지난해 0.65%의 수익을 내는 데 그쳤다. 바이오·헬스케어, 음식료주 등 중소형주가 과열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통계와 분석만으로는 이들 종목에 투자할 수 없었다는 게 퀀트펀드 매니저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올해는 그동안 저평가됐던 대형주들이 상승 장세를 펼쳐 퀀트펀드도 빛을 보기 시작했다. 벤치마크인 코스피200지수도 이날까지 9.03% 오르며 힘을 보탰다.
퀀트펀드는 보통 코스피200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짠다. 펀드매니저의 분석을 통해 투자하는 종목은 포트폴리오의 10% 안팎이다. 분석은 ‘오른 종목이 왜 올랐을까’를 분석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자산운용사마다 투자 방식에 차이는 있지만 △저평가 주식과 고평가 주식의 수익률 차이 △목표주가 변화율 △대형주와 중소형주의 수익률 변화 △주당순이익(EPS) 추정치 변화율 등을 회귀분석해 투자 매력도를 매긴다.
신한좋은아침펀더멘탈인덱스를 운용하는 박문기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퀀트운용팀장은 “지난해 9월 이후 삼성전자와 포스코, 한국전력에서 유의미한 주가 흐름이 포착됐고 이를 바탕으로 대형 가치주 장세를 전망했다”고 설명했다.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은 기업 이익 변화율에 특히 주목한다. 이스트스프링 관계자는 “지난해 3분기 이후 제약주와 화장품주의 EPS 상승 속도가 꺾이기 시작했다”며 “실적 기대치가 주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시점에 대형주 중심으로 갈아탄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퀀트펀드 매니저들은 대형 가치주의 상승세가 내년 상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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