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0일 나흘간 법인장 50여명 모여
지역별 실적 점검 및 내년 생산·판매 전략 집중 논의
현대·기아자동차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을 확대하고 친환경차 공략을 가속화한다.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과 신흥 시장 경기 침체 등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15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하반기 해외법인장 회의를 열었다고 20일 밝혔다. 50여명의 해외법인장이 올해 지역별 실적과 주요 현안을 점검하고 내년 생산·판매 전략을 집중 논의했다.
20일에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사진)과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 주재로 각각 종합 회의를 진행했다. 법인장 회의 기간 동안 논의한 내용을 토대로 내년 각 시장 사업계획을 구체화했다.
이번 법인장 회의부터는 자유 토론을 강화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양한 현지 경험을 가진 해외법인장들 간의 자율적인 토론이 아이디어 도출에 적합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중국 대응 시나리오 논의
현대·기아차는 내년 미국의 수요 하락 대응방안에 대해 적극 논의했다. 올해 0.1% 성장하며 최대 수요를 기록한 미국시장은 내년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할부시장 위축 및 소비심리 악화 등으로 인해 시장이 0.1% 축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회사 측은 미국 신정부 출범으로 인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시의 영향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각 시나리오별 판매 전략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경영환경 설명회에서는 중국시장이 화두에 오랐다. 세계 최대 시장인 만큼 중국 정부의 정책 변화가 중국은 물론 전 세계 수요 증가율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올해 중국은 구매세 인하 정책(10%→5%)으로 인해 두자릿수 수요가 증가하며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올해는 구매세 인하 폭이 축소(10%→7.5%)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 지역 법인장들은 판매 환경 악화에 대비하기 위해 글로벌경영연구소 및 타 지역 법인장들과 토의를 나눴다.
현대·기아차는 내년 공장별로 신차 생산 선행단계부터 점검을 강화해 품질을 조기에 확보한다. 체코공장은 i30 생산을 본격화한다. 멕시코공장은 신형 프라이드, 앨라배마공장은 쏘나타 상품성 개선 모델, 브라질공장은 크레타를 투입할 예정이다. 중국 공장은 신형 위에둥, 중국형 쏘렌토뿐 아니라 중국 전략 신차들을 대거 투입할 계획이다.
◆ 내년 車시장 성장세 둔화…SUV·친환경차 등 신차 출시
내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주요 시장의 성장세가 크게 둔화되면서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1%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기아차는 △SUV 라인업 확대 △판매 최우선 지원 체제 구축 △신규 시장 개척 △승용 모델 경쟁력 향상 △품질 및 고객서비스 강화를 통해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현대·기아차는 각각 소형 SUV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 국내를 시작으로 해외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신흥시장에서는 크레타(인도, 러시아 등)·ix25(중국)·KX3(중국), 선진시장에서는 신규 차종으로 소형 SUV 수요를 적극 유인할 계획이다. 중국에서는 중국형 쏘렌토와 준중형 SUV를 출시한다.
현대차는 쏘나타 상품성 개선 모델로 중형차 점유율을 높인다. 유럽에서는 핵심 차종인 i30를 본격 판매한다. 기아차는 주력 소형 모델인 모닝과 프라이드를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내년 하반기 중형 럭셔리 세단 G70을 출시한다. 미국에서는 G80 상품성 개선 모델을 투입해 프리미엄 시장 점유율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그랜저 하이브리드(HEV), 아이오닉 PHEV, 니로 PHEV 등을 출시해 친환경차 라인업을 강화한다. 미국에서는 니로 HEV를 선보인다. 미래 자동차 핵심 기술 개발과 브랜드 이미지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지속 성장 기반을 다진다는 방침이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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