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정보 공유 앱 기승
가입자 270만명 달해
[ 김형규 / 마지혜 기자 ]
경찰이 연말 음주단속을 강화하자 음주단속 지역 정보를 공유하는 앱(응용프로그램)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경찰은 30분 단위로 음주단속 장소를 바꿔가면서 앱 이용자들과 ‘숨바꼭질’을 벌이고 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등에 올라와 있는 음주단속 정보 공유 앱은 ‘D모 교통정보’와 ‘H모 교통정보’ 등 6개에 이른다. 모두 이용자들이 앱 안의 지도 위에 단속 지점을 표시해두면 다른 회원들이 볼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경찰이 지난달 23일부터 내년 1월31일까지를 ‘음주 특별 단속기간’으로 정하자 음주단속 정보 공유 앱 이용자가 급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D교통정보 앱 인기가 압도적이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100만명 넘는 휴대폰 이용자가 이 앱을 다운로드했다. 이 앱은 가입자 수가 270만628명에 달한다.
D교통정보 앱에서는 19일 오후 기준 120건에 이르는 실시간 교통정보가 공유되고 있다. “○○동 ○○로 상하행선에서 음주운전 단속하고 있습니다” 식이다. 이 같은 음주운전 단속 지역 정보가 107건, 교통사고 발생 지역이나 도로 통제 관련 정보는 13건이었다. 앱은 단속 지점을 제보하는 회원에게 가상화폐인 ‘D머니’를 제공해 정보 공유를 부추긴다. 일정액 이상 모으면 현금으로 환급해주기도 한다.
2014년 경찰청은 이 같은 음주단속 정보 공유 앱이 교통사고 위험을 높인다고 판단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앱 운영 중단을 요청했다. 하지만 방통위는 “불법성이 드러나지 않았다”며 기각했다.
경찰은 음주단속 정보 공유 앱의 실효성이 높지 않다고 강조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음주단속을 한 장소에서 계속 하지 않고 30분 단위로 옮기고 있다”며 “단속을 피하더라도 사고는 피할 수 없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음주운전 적발 건수는 늘고 있다. 경찰청은 지난 16일 전국 음주운전 단속을 사전예고한 뒤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단속활동을 벌여 479명을 적발했다. 올해 심야시간대 하루 평균 단속건수인 340여건보다 38%가량 늘어났다.
김형규/마지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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