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은지 기자 ]
찬 바람이 불면 배당주에 투자하라는 말이 있다. 배당주 중에서도 정부 정책에 힘 입어 높은 배당과 절세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고배당주'가 인기다. 전문가들은 올해가 고배당주 투자에 가장 적기라고 말한다.
19일 코스닥시장에서 반도체 장비제조업체 테스 주가는 장중 2만5350원까지 치솟았다. 이달 초(2만350원)와 비교하면 24.5% 급등했다. 같은 기간 무학도 2만1400원에서 2만3700원으로 10% 이상 올랐다. 동양생명(5%) 두산(4%) 지역난방공사(3%) 모두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들의 교집합은 바로 '고배당'이다. 지난 15일 테스는 주당 220원의 결산 배당 시행을 확정했고, 두산은 주당 5100원 수준의 배당을 계획 중이라고 공시했다. 이들 기업은 2년 연속 고배당기업 요건을 충족했다. 무학 동양생명 지역난방공사 등은 LIG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 다수의 증권사가 고배당 기업 요건을 충족할 것으로 예상한 업체들이다.
고배당 기업은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이 시장 평균의 120% 이상인 기업 중에서 총 배당금이 10% 이상 증가한 기업이거나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이 시장평균의 50% 이상이고 총 배당금이 30% 이상 늘어난 기업을 말한다.
고배당 기업의 투자 이점은 뭐니뭐니해도 '절세'다. 일반 배당주에 투자하는 것보다 세금을 덜 내기 때문이다. 정부의 배당소득 증대세제에 따라 일반 배당소득 세율(14%)보다 낮은 9%의 원천징수 세율이 적용된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는 25%의 선택적 분리과세가 가능하다. 이러한 혜택은 내년까지 한시적으로 주어진다.
절세와 더불어 올해는 어느 때보다 고배당의 매력도 크다. 정부 정책이 기업들의 고배당에 힘을 싣고 있다. 사내유보금 과세로도 알려진 기업소득 환류세제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동안 한시적으로 시행되는데 첫 과세가 2017년 3월에 이뤄질 예정이다.
기업소득 환류세제가 포함된 세법 개정안은 2014년 하반기에 발표돼 다음해 경영계획을 재수정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를 반영해 2015·2016년 2년치 실적을 합해 내년 3월에 첫 과세를 하는 것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지난해 공제금액을 미달한 기업들이 올해 임금이나 배당금을 늘려 이 조건을 충족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염동찬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공제 항목에서 기준 미달액이 발생한 기업들은 올해 이를 초과 달성해 과세를 피하려고 할 것"이라며 "올해 더욱 큰 폭의 상여금(인센티브)을 제공하거나 배당금을 늘려야 하므로 배당금과 배당성향이 전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이유로 지난해보다 올해 기업들이 더 많은 배당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하지만 기업들이 누리는 혜택이 줄면서 내년 배당금은 올해에 못 미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올해가 고배당주 투자에 가장 적기라는 것.
지기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소득 환류세제 도입 후 기업들이 투자나 임금을 늘리기보다 배당만 크게 늘렸다는 지적이 제기됐다"며 "내년부터 기업이 시행하는 배당의 50%만 기업소득 환류세제에 해당돼 내년 배당금은 올해보다 적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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