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신춘문예 등단 작가 최지운 씨 새 장편 '시간을…' 출간
[ 양병훈 기자 ]
대학생 김혜연이 ‘아스가르드’라는 카페를 찾아간다. 시간강사 강훈이 그 카페에 자주 온다는 얘기를 듣고 그를 만나기 위해서다. 강훈의 수업을 듣고 있는 혜연은 강훈에게 학점을 올려달라고 부탁할 참이다. 사실 이 카페는 들어가는 순간 과거나 미래 시점으로 이동하는 신비스러운 장소다. 혜연이 카페를 찾아간 때는 2013년이지만 그는 이곳에서 2016년의 강훈을 만난다. 강훈은 시간강사를 전전하던 과거를 청산하고 유명 작가가 돼 있다. 이 카페의 비밀을 알고 있는 강훈은 ‘과거의 김혜연’이 칼럼니스트가 된 ‘미래의 김혜연’에게서 도움을 받아 학점을 올릴 수 있도록 해준다.
‘2013 한경 청년신춘문예’에서 장편 《옥수동 타이거스》가 당선돼 등단한 최지운 작가(사진)가 세 번째 장편소설 《시간을 마시는 카페》(네오픽션)를 냈다. 아스가르드에서 과거 또는 미래로 이동하며 신비스러운 일을 겪는 여섯 사람의 얘기를 옴니버스식으로 구성했다.
등장인물 각자의 얘기를 별도 장으로 만들어 내용과 형식 면에서 분리했지만 알고 보면 이 얘기들은 서로 얽혀 있다. A스토리의 주인공이 B스토리에서는 상대역이나 기타 등장인물로 나오는 식이다. 김혜연이 강훈을 찾아가는 얘기는 3장에 나온다. 4장의 주인공은 강훈인데 그가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던 2011년의 얘기다.
저자는 작품 전체에서 신비스러운 느낌이 나도록 공을 들였다. 등장인물들이 아스가르드에 들어가면 여종업원이 “여기서는 손님의 아름다웠던 과거와 밝은 미래만을 볼 수 있기를”이라고 인사한다. 아스가르드는 북유럽 신화에서 신들이 사는 나라의 이름이다. 각 장의 제목은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신들의 이름과 카페에서 파는 메뉴를 결합해 지었다. ‘프레이야 베이글’ ‘노르덴 커피’ ‘이둔 애플주스’ 등이다. 신의 이름은 그 장의 내용과도 연관돼 있다. 예컨대 프레이야는 아름다움의 여신이다. ‘프레이야 베이글’ 장은 미모가 뛰어난 이 카페 여종업원 얘기다.
등장인물은 힘들었던 과거를 극복하고 미래에 성공하는 사람들이다. 저자는 “신비스러운 느낌이 나는 판타지이면서도 의미 있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며 “‘힘들어도 참고 노력하면 미래에 좋은 일이 온다’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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