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9초영화제 시상식] '색다른 서울' 찾아 행복한 창작여행…정책 서비스 다룬 영상 빛났다

입력 2016-12-15 20:12
수정 2017-01-04 13:01
김다영·김재연·한겨레 감독의 'Take-out 서울' 일반부 대상
청소년부 대상엔 '오늘도 서울을 가지다'…우수작 12편 시상


[ 선한결 기자 ]
“주문하시겠어요?”

아담한 카페 카운터 앞으로 줄을 늘어선 사람들이 차례로 입을 연다. 카페 주인은 사람마다 제각각인 주문에 따라 맞춤형 서비스를 내놓는다. ‘청년, 즐거움, 활력 필요’를 말한 젊은이에겐 공공자전거 ‘따릉이’ 서비스를 내민다. 활력과 휴식을 원하는 어르신에겐 ‘실버영화관 청춘극장’을,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은 ‘장애인 보조기구 대여와 수리’ 서비스를 받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까치발을 한 채 “제 것도 있나요?”라고 묻는 어린이는 ‘녹색 장난감 도서관’ 서비스를 받아간다.

김재연 감독 외 2인이 출품한 ‘Take-out 서울’이다. 이 작품은 15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다산홀에서 열린 제3회 서울 29초영화제 시상식에서 일반부 대상을 차지했다. 서울시의 정책 서비스를 즐기는 시민들의 모습을 맞춤형 주문 카페 이용객에 비유한 참신성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다양한 정책을 짧은 시간에 산만하지 않게 아울러 표현한 점도 호평받았다.

서울시와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 주최한 이번 영화제의 주제는 ‘서울을 가지세요: 당신의 서울 이야기’. 서울에서 일어나는 다채로운 삶의 이야기를 29초 분량 영상에 담아낸 작품 376편이 모였다. 서울에서 생활하거나 여행하던 도중 요긴하게 활용한 정책을 표현한 작품이 많았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우수작 12편에 총상금 2400만원이 주어졌다. 수상작과 출품작은 서울시 홍보 영상으로 활용된다. 서울시 곳곳의 전광판과 지하철 광고, 시청·시민청 등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시상식에서 만난 하승창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서울시의 서비스를 너무나 좋은 영상콘텐츠에 담아준 감독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영화제에 참여한 사람들이 서울에서의 삶과 인연을 되새겨볼 기회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소년부 대상은 박소은 감독 외 3인의 ‘오늘도 서울을 가지다’가 받았다. 수상작에선 서울 시민 초롱씨가 생애 첫 면접을 보는 하루를 따라간다. 초롱씨는 서울시가 취업준비생에게 면접 정장을 무료로 빌려주는 ‘열린옷장’을 이용해 정장을 차려입고 면접장으로 향한다.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타고 시간을 절약하고, 늦은 저녁 귀갓길에선 여성 안심귀가 스카우트와 동행하며 으슥한 곳도 안심하고 통과한다.

각부 최우수상은 어려운 상황에 처한 시민을 돕기 위한 정책을 다룬 작품들이 수상했다. 일반부 최우수상을 받은 김정윤 감독의 ‘누나는 오줌싸개’는 어린이의 눈으로 저소득층 생리대 지원 정책을 그렸다. 어린 동생과 사는 소녀 가장이 식료품을 사기 위해 생리대를 포기한다. 이 모습을 지켜본 동생이 ‘생리대는 누나들이 쓰는 기저귀’란 설명을 떠올리며 서울시에 편지를 쓴다. “우리 누나는 아직도 오줌싸개예요. 생리대 마니 주세요.”

청소년부 최우수상은 김광림 감독의 ‘휴학할거야!!!’에 돌아갔다. “밥 한 끼 사 먹을 돈도 없는데, 학자금 대출은 어떻게 갚아. 나 휴학할 거야!” 계단에 걸터앉은 채 한탄하는 대학생에게 친구가 다가와 말한다. “휴학하지 마. 학자금 이자 안 갚아도 돼. 서울은 가능해.”

장선영 한국경제TV 아나운서 사회로 열린 이날 시상식에는 수상자와 가족, 서울시 관계자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시상식 참석자들이 몰려 다산홀 내부는 물론 복도와 로비까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미처 시상식장에 들어가지 못한 이들은 외부에 설치된 스크린을 통해 시상식을 지켜봤다.

축하공연 무대에 선 8인조 걸그룹 오마이걸의 화려한 춤과 노래로 열기를 더했다. 참석자들은 추첨을 통해 드론(무인항공기), 액션캠, 영화관람권 등 푸짐한 경품을 받았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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