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의원 37명 등 80여명 참석
공동대표에 정갑윤·이인제·김관용
새누리당 윤리위원 7명 사퇴
[ 김채연 기자 ]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가 13일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혁신과 통합)을 공식 발족했다. 비박(비박근혜)계와의 혈전을 앞두고 세몰이에 나선 것이다.
혁신과 통합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위기 앞에 국민과 당을 분열시키는 배신의 정치와 분열의 행태를 타파하고 새누리당의 변화와 혁신을 통해 재창당 수준의 보수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좌파세력의 허구성에 대항해 보수세력의 정권 재창출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모임의 공동대표는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과 이인제 전 최고위원, 김관용 경북지사가 맡았다. 모임 발기인에는 친박계 현역 의원 62명이 이름을 올렸으나 총회엔 37명만 참석했다.
좌장 격인 서청원 의원은 축사에서 비박계가 대통령 탄핵에 앞장선 데 대해 “자식과 부모 간에도 예의가 있는 건데 이건 아니다”고 비난했다. 비박계가 자신을 포함한 ‘친박 8적’을 꼽아 탈당을 요구한 것에도 “내가 최순실에게 도움을 받았다면 이미 검찰에 가서 재판받고 감옥에 갔을 것”이라고 역공을 폈다. ‘최순실의 남자들’이라고 지목된 의원들은 이날 비박계 모임인 비상시국위원회 대변인 격인 황영철 의원을 고소했다.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 당 내분 수습책으로 당명 교체와 내년 대선 준비, 개헌 논의 등을 추진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친박은 당권 경쟁에 사활을 걸겠다는 방침이다. 인적 청산을 당해 폐족 신세가 되느니 버티기를 이어가며 후일을 도모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다. 친박계는 향후 비상대책위원회에 친박 인사를 추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 징계안을 심사 중이던 이진곤 새누리당 윤리위원장이 이날 밤 사퇴했다. 친박 지도부가 전날 윤리위원으로 친박 인사 8명을 추가 선임한 데 반발해서다.
이 위원장은 “대통령을 보호하는 일에만 급급하다면 그런 윤리위는 들러리밖에 더 되느냐”고 반발했다. 비박 정운천 의원을 비롯해 기존 윤리위원 6명도 모두 사퇴하기로 했다. 친박의 윤리위원 추가 인선은 박 대통령 징계를 저지하고 비박계 김무성·유승민 의원의 출당 작업을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왔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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