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억파운드에 잠정 합의
보유지분 39%에 61% 추가 매입
[ 박진우 기자 ]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21세기폭스가 영국 위성방송 스카이의 지분 61%를 112억파운드(약 16조5400억원)에 인수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21세기폭스는 이미 스카이 지분 39%를 보유해 인수가 마무리되면 전체 지분을 갖게 된다.
지난 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1세기폭스는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스카이 지분 61%를 주당 10.75파운드에 매입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스카이 측은 이날 “인수안의 다른 조건에 대해선 여전히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스카이는 영국 아일랜드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독일 등에서 유럽 유료채널 중 가장 많은 2180만명의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다. 뉴스전문 채널인 폭스뉴스, 엔터테인먼트 채널 FX, 다큐멘터리 채널 냇지오 등을 소유한 21세기폭스는 스카이 인수를 통해 유럽 시청자를 대거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21세기폭스가 스카이 인수에 적극 나서게 된 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파운드화 가치가 16% 하락하면서다. 줄곧 스카이에 관심을 보여온 21세기폭스는 파운드화 가치 하락으로 인수 가격이 떨어지면서 협상에 박차를 가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머독이 소유한 미국 법인인 뉴스코프는 2011년에도 스카이 인수를 추진했다가 자회사 뉴스오브더월드(NoW)가 왕실과 테러희생자 가족 등의 휴대폰을 해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론이 악화돼 포기했다.
스카이 주가는 이날 런던증권거래소에서 인수 소식이 전해지자 30% 급등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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