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대용량·가성비 열풍…도시락·코쿤문화도 인기몰이

입력 2016-12-11 14:55
성공 프랜차이즈 - 올 창업시장 키워드


[ 노정동 기자 ] 올해 창업시장은 지속되는 경기 불황과 과당 경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 창업시장을 키워드로 정리해 본다.

올해 창업시장을 달군 키워드는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이었다. 가격 대비 품질이 높아야 한다는 소비 트렌드에 대한 대응이었다. 특히 ‘저가’ ‘대용량’이라는 키워드가 많았다.

강병오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는 “가성비 열풍은 합리적 소비성향 확산이 창업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친 결과”라며 “나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품질만 보장된다면 그중 가장 저렴한 물건을 고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제버거를 3000원대에 판매하는 마미쿡(사진), 토니버거나 아메리카노 한 잔을 2000원대에 판매하는 이디야커피, 커피베이를 예로 들 수 있다. 2000원대 생과일주스 전문점인 쥬씨의 성장도 가성비 덕분이다.

도시락의 인기도 높았다. 1인 가구 증가로 간단한 조리 과정을 거친 뒤 먹을 수 있는 제품이 선택을 받았다. 도시락 전문점들이 올해 크게 성장했다. 69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솥도시락은 본사 매출이 작년 860억원에서 올해 100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맹점 매출이 작년보다 15% 증가했다.

코쿤(cocoon) 문화도 떴다. 코쿤은 누에고치를 말한다. 외부에서 활동하는 대신 자신만의 공간에서 안락함을 추구하는 것을 얘기한다. 코쿤 문화는 PC방, 노래방, 스크린골프장, 만화방, 비디오방 등으로 연결된다. 혼자 노래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동전 노래방이 많이 생겼다. 만화방은 인테리어가 깔끔하고 세련된 만화카페로 부활했다. 전국에 7000여개 있는 스크린골프를 대신해 스크린야구도 확산되고 있다. 독서실도 카페형 프리미엄 독서실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창업비용에 들어가 있던 거품도 제거되고 있다. 가맹비, 교육비, 로열티, 인테리어비용을 없앤 4무(無) 창업 상품이 쏟아졌다. 창업자금 융자 등 창업을 유인하는 본사의 지원 정책도 많이 나왔다. 동네상권에서도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업종이 인기를 끌었다. 해물포차 오징어와친구들, 닭발요리 전문점 본초불닭발 등이다.

온·오프라인을 연계하는 O2O 시장도 급성장했다. 음식 배달 앱(응용프로그램)인 배달의 민족, 요기요, 배달통 등이 시장을 선도했다. 맛집 정보 배달 앱인 식신히어로, 배민라이더스, 푸드플라이 등도 인기였다. 이들은 영세 자영업자들의 마케팅 플랫폼 역할을 했다. 저가와 다양한 상품군을 내세운 생활용품·액세서리 전문점도 주목 받았다. 다이소는 올해 매장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20% 늘었고, 액세서리 전문점인 못된고양이도 미국과 동남아시아 등 해외 진출에 나서면서 올해 크게 성장했다.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