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아라 기자 ]
비철금속(구리 아연 니켈 등) 제조업체인 풍산의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지금까지 주가상승률은 25%에 이른다. 트럼프 수혜주(株)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풍산은 전날까지 나흘 연속 오르는 등 지난달 9일 이후 가파르게 뛰어올랐다. 지난 7일에는 연중 최고가 기록(4만5250원, 장중 기준)을 갈아치웠다. 한 달 전 주당 3만4000~3만5000원 수준에서 거래됐었다.
풍산의 지난 한 달간 주가 상승률은 24.79%(지난달 8일 종가 대비). 트럼프가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대규모 사회간접자본(인프라스트럭처) 투자 이슈로 인해 구리 가격이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실제로 런던 금속거래소 기준 구리가격은 지난달 7일(현지시간) t당 5032.00달러였던 것이 전날 5838.00을 기록, 이 기간 동안 16.0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인프라 투자 기대가 높아져 구리 가격이 상승했다"며 "올 4분기 풍산에 적용되는 구리 가격은 전분기 대비 4.6% 상승했다"고 말했다.
그는 풍산의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175.7% 많은 71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매출은 13.7% 높은 831억원으로 예상했다. 시장 기대치보다 각각 17.8%, 8.7% 웃돈 수준이다.
풍산의 주 사업분야는 구리 아연 니켈 등 비철금속을 소재로 신동제품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신동사업 부문과 각종 탄약류를 생산하는 방산사업 부문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특히 신동사업 부문은 지난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의 73.72%를 차지해 26.28%의 비중을 가진 방산 부문보다 비중이 훨씬 크다. 구리 가격이 오르면 실적 기대감이 높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원재료가 상승하면 재무재표 상으로 재고평가이익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실적에 기여한다. 미국발 호재뿐 아니라 중국 역시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와 민관 협력사업(PPP) 등 인프라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산업금속의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호실적이 기대되는 상황으로 분석된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구리 수요 증가로 구리 가격은 추세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며 "구리 가격 상승에 따른 평균판매단가(ASP) 상승과 재고평가이익 등으로 내년에도 이익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도 "내년 평균 구리가격 추정치를 기존 t당 5025달러에서 t당 5780달러로 15% 상향 조정한다"며 "이에 따라 내년 연간 기준 연결 영업이익은 기존 전망치보다 14% 높은 2387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달 들어 풍산의 목표주가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4만5000원→6만원) HMC투자증권(4만원→5만원) 신한금융투자(4만6000원→5만8000원) 삼성증권(3만8000원→4만7500원) 대신증권(4만2000원→4만8000원) 등이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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