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ING생명, 내년 상반기 IPO추진..매각과 '투트랙' 전략 나섰다

입력 2016-12-09 10:02
수정 2016-12-09 10:18
이 기사는 12월09일(09:2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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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위 생명보험회사인 ING생명이 빠르면 내년 상반기중 증시에 상장된다. ING생명 주식을 100% 보유한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가 그동안 진행해온 매각협상이 장기화되자 기업공개(IPO)로 방향을 틀어서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ING생명은 내년 상반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모건스탠리와 삼성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했다. 지난 7월 한국 정부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결정한 것을 계기로 그동안 MBK가 중국계 기업들과 벌여온 ING생명 매각 협상이 사실상 중단된데 따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예비입찰 이후 실사를 진행해온 중국계 인수 후보들이 MBK가 원하는 가격을 맞추려하는 등 인수의지가 강했지만 사드 배치가 결정한 직후부터 분위기가 얼어 붙었다"며 "매각 진행이 더뎌지자 MBK파트너스가 IPO로 눈을 돌린 것"이라고 말했다. ING생명은 지난 8월부터 인수 후보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레시브 딜(경매 호가 입찰) 방식으로 매각을 진행했었다.

IPO로 선회한데는 생명보험사의 기업가치를 보다 높게 평가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새로 도입되는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당초 예상보다 보험사 부담을 완화해주는 방향으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새로운 회계기준은 부채를 시가로 평가토록 하되 보험사의 미래 이익인 계약서비스마진(CSM)을 전환 시점에 공정 가치로 평가할 수 있도록 최근 바뀌었다. 이에 따라 보험사의 자본금 확충 부담이 크게 줄 것으로 전망되면서 상장된 생보사들의 주가가 크게 뛰었다. 장기적으로 금리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가치 평가를 받기에 긍정적인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MBK도 당장 매각이 급한 것은 아니다. ING생명의 올해 상각전 이익(EBITDA)은 전년보다 10% 가량 늘어난 4000억원 중반 수준으로 추정된다. MBK는 2013년 ING생명 인수를 위해 국내 금융권으로부터 빌린 1조2000억원의 인수금융을 올해 1월 리파이낸싱하기도 했다. 또 최근 4호 펀드를 성공적으로 모집 완료하면서 당장 '급한 불'은 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MBK는 IPO를 추진하되 적당한 매수자가 나타나면 매각으로 다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IPO와 매각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쓰겠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MBK는 중국계 기업들이 다시 인수의사를 밝히면 팔 수도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IPO를 통해 MBK 지분을 줄인 뒤 매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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