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 설계한 마르틴 요스트 DMAA건축사 "공중에 뜬 우주선에서 자동차 여정을 즐기세요"

입력 2016-12-08 18:07
수정 2016-12-09 11:33
국내 첫 자동차 테마파크 내년 개관
천·지·림 콘셉트를 기본으로 설계
'자동차의 여정'을 보여주는 공간


[ 고재연 기자 ] 독일 뮌헨 BMW박물관, 슈투트가르트의 메르세데스벤츠박물관과 포르쉐박물관…. 자동차의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는 관광 명소다. 자동차 애호가들에게는 죽기 전 꼭 가보고 싶은 ‘버킷 리스트’로 꼽힌다.

국내에도 최초의 자동차문화 체험파크가 들어선다. 내년 초 경기 고양시 대화동에 개관할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이다. 공중에 떠 있는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디자인이 먼저 눈길을 끈다. 건물을 설계한 오스트리아의 세계적인 건축회사 DMAA의 건축사 마르틴 요스트(사진)를 만났다.

“우주선 모양으로 건물을 디자인한 이유는 단순합니다. 어디든 여행을 떠날 수 있는 느낌을 주고 싶었죠. 디자인 콘셉트는 천지림(天地林)을 기본으로 했습니다. 천장 디자인은 물이 흐르듯 자연스러운 곡선을 강조했습니다. 공원을 거닐 듯 언덕에 올라가 멋진 경치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자동차를 타고 여행을 떠날 때처럼 말이죠.”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은 연면적 6만3861㎡, 지하 5층~지상 9층으로 건설된다. 현대자동차의 차량 모델뿐만 아니라 자동차의 전체 생산 공정을 볼 수 있도록 했다. 드라이빙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옥상 레스토랑을 이용하고, 자동차용품 뿐만 아니라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상품을 살 수 있다.

유럽 건축가 작품이지만 동양적인 요소가 곳곳에 눈에 띈다. 요스트는 “천지림의 콘셉트는 현대자동차의 ‘지속 가능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물에 들어서면 울창한 대나무 숲이 눈에 띈다. 기둥도 대나무 형태다. 지하에 있는 서비스센터까지 빛과 공기가 들어갈 수 있도록 설계했다. 숲도 지하까지 이어진다. “건물 안에서 만날 수 있는 하늘과 땅, 나무는 자연과 지속 가능성을, 차는 기술과 미래를 나타냅니다. 여기에 사람들이 더해지면 다 함께 어우러지는 공간이 되는 겁니다.”

포르쉐박물관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요스트는 “포르쉐박물관은 말 그대로 박물관이므로 자동차가 중심인 데 비해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은 자동차만이 아니라 ‘자동차의 여정’을 보여주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대자동차는 쇳물에서 자동차까지 모두 생산하는 ‘자원순환형 그룹’”이라며 “철이 어떻게 자동차가 되고, 폐차된 차에서 나온 철이 어떻게 순환되는지 그 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따로 마련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2011년부터 현대자동차와 협업한 그는 유럽 기업들과 일할 때보다 인상적인 부분이 많았다고 했다. “유럽에서는 초반에 큰 결정을 하고 나면 최고경영자(CEO)와 만나는 일이 흔치 않습니다. 현대차는 두세 달에 한 번씩 최고경영진과 만나 구체적인 방향을 설정해 나갔어요. 더 멋진 결과를 위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이 뭘 얻어가기를 바라느냐고 물었다.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이용자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평생의 동반자’입니다. 이곳에서 밥도 먹고 산책도 하며 자동차를 여행하는 즐거움을 느꼈으면 합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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