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에게 들어간 혈세가 85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내정자는 지난달 2일 지명된 후 서울 삼청동에 마련된 사무실에 출근하며 37일째 내정자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역대 총리 지명자 중 최장기간이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국무조정실로부터 제출받은 ‘박근혜 정부 국무총리 내정자에게 지원 현황’에 따르면 김 내정자에게 들어간 예산은 850만4000원(12월 7일 기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무실 임차료에 797만7000원, 집기 임차료 등에 52만 7000원이 지원됐다. 뿐만 아니라 총리실은 최소한의 예우 차원에서 국장급 직원과 사무관, 주무관 등 3명을 김 내정자 전담 직원으로 두고 있다.
박 의원은 이에 대해 “박근혜 정부가 정략적 목적으로 헌정사상 초유의 최장수 국무총리 내정자를 탄생시켰다”며 “국민의 혈세와 행정력 낭비에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지적했다.
김 내정자는 9일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통과되면 지명된 지 38일만에 자연인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의결하면 황교안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되고 김 내정자는 자연스럽게 내정자 지위를 상실하기 때문이다. 다만 탄핵소추안이 부결되고 김 내정자가 사퇴를 거부하면 내정자 기간은 더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김 내정자는 박근혜 정부 7번째 국무총리 내정자다. 현 정부는 인수위에서 지원한 김용준 내정자를 제외한 6인에게 총 9132만1000원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무실과 차량 임차료, 자료 인쇄비 등의 명목으로 지급됐다.
현 정부 들어 가장 많은 지원을 받은 내정자는 황교안 총리다. 황 총리에게는 내정자 시기에 총 3849만5000원이 지급됐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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