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아름 기자 ] 엔씨소프트가 또 한 번 급락하고 있다. 신작 출시에도 반등에 실패, 주가가 6월 이후 최저 수준인 22만원대까지 빠졌다.
조만간 반등할 것이라 기대했던 전문가들도 연이은 급락세에 당황하는 눈치다. 다음 주 리니지2:레볼루션 출시가 예정돼 있지만 쉽사리 상승세로 돌아서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다.
8일 오후 2시40분 현재 엔씨소프트는 전날보다 1만7000원(7.04%) 내린 22만4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기대작 중 하나인 리니지 레드나이츠(리니지RK)가 출시됐지만 주가는 신작에 대한 실망감에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최근 한달 새 18% 가까이 빠졌다.
문제는 출시가 예정된 신작들 역시 이미 시장에서 기대감보다는 불안감이 더 많이 반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다음 주 출시를 앞둔 리니지2:레볼루션은 출시 연기와 갑작스러운 클로즈드베타테스트(CBT) 취소 등으로 주가를 10% 이상 끌어내린 바 있다. 내년 출시 예정인 리니지 이터널도 이번 주 진행된 CBT에서 혹평을 받으며 주가가 사흘간 13% 가까이 빠졌다.
이날 리니지RK가 반등의 기회가 되길 바랐지만 장 초반 상승세였던 주가가 본격적인 다운로드가 시작된 오전 11시 이후 급락세로 전환하는 등 게임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되고 있다.
증권사들은 당초 이날 리니지RK출시와 14일 리니지2:레볼루션 출시가 모바일 모멘텀의 방아쇠가 될 것이라 전망해 왔다. 두 게임을 필두로 내년 상반기에 리니지M을 포함한 10여 종의 모바일 게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보면 최소 6개월 이상 남은 리니지 이터널의 출시까지 주가와 실적을 이끌어야 할 모바일 신작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다면 주가가 탄력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뜻이다.
엔씨소프트에 호의적인 시선을 이어가던 증권가도 연이은 급락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연매출 200억~300억원 수준의 '중소 게임'인 리니지RK의 출시로 주가가 7% 이상 빠지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는 것이다. 리니지RK가 사실상 엔씨소프트의 첫 자체제작 모바일 게임이라는 점에서 실망감의 원인을 찾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대형 신작인 리니지 이터널의 CBT 부진이 엔씨소프트의 전체 라인업에 대한 기대감을 앗아갔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리니지 이터널의 CBT에서 시작된 실망감이 리니지RK에까지 이어지며 예상 밖 급락장을 만들어 냈다"며 "지금같은 심리가 이어진다면 당분간 회복이 어려운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