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이냐" 글로벌 톱3 기업도 깜짝 놀랐다
벤츠·BMW 등 290개 차종에 고가제품 판매 37%로 늘려
전세계 공장 숫자는 적지만 한국·중국 공장 생산능력 확 키워
투자·M&A 현안에 집중하게
조현식·조현범 사장, 겸직 떼고 지주회사 사장 자리만 유지
[ 강현우 기자 ]
한국타이어가 글로벌 타이어업계에서 최고의 수익성을 이어가고 있다. 올 들어 3분기까지 영업이익률은 17.1%에 이른다. 매출 기준으론 세계 7위지만 이익률은 브리지스톤, 미쉐린, 굿이어 등 글로벌 ‘톱3’를 모두 따돌렸다.
◆글로벌 최고 수익성
한국타이어는 지난 3분기 매출 1조6576억원, 영업이익 2971억원을 올려 영업이익률 17.9%를 기록했다. 올 들어 3분기까지 누적으로도 영업이익률이 17.1%에 이른다.
이는 글로벌 상위권 타이어 기업들보다 우수한 성적이다. 3분기 평균환율로 환산한 세계 1위 브리지스톤(일본)의 3분기 성적은 매출 7조2138억원, 영업이익 1조1117억원으로 영업이익률 15.4%였다. 3위 굿이어(미국)의 영업이익률은 14.5%였고, 2위 미쉐린(프랑스)은 3분기 실적을 별도로 내놓진 않았으나 2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률은 13.7%였다.
지난해 중국 켐차이나에 인수된 5위 피렐리(이탈리아)는 11.8%, 6위 스미토모(일본)는 6.4%로 집계됐다. 상위 업체 가운데 4위 콘티넨탈(독일)만 19.3%로 한국타이어를 앞섰다. 콘티넨탈은 독일 고급차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아우디 물량이 많아 영업이익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고가 타이어 판매 급증
타이어 업체들은 최근 들어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주 원료인 천연고무 가격이 하락해서다. 국제 천연고무 t당 가격은 2012년 평균 344만원에서 올해 3분기 164만원으로 52.2% 떨어졌다.
한국타이어는 여기에다 초고성능타이어(UHPT)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량을 늘린 것이 수익성 개선에 큰 보탬이 됐다고 설명했다. UHPT는 높이 대비 접지면 비율이 일반 타이어보다 높아 자동차 주행 성능을 높여준다. 이 때문에 일반 타이어보다 가격이 15% 이상 비싸다. 한국타이어의 UHPT 판매 비율은 2011년 27%에서 지난해 35%, 올 3분기까지는 37%로 높아졌다.
한국타이어는 또 벤츠 BMW 아우디 등을 포함해 세계 39개 자동차 브랜드 290개 차종에 신차용 타이어(OE)를 공급하고 있다. 완성차업체들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다. 이 덕분에 제품 가격도 계속 올라가는 추세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한국타이어는 물류비가 더 들더라도 공장을 집적화·대형화하는 전략으로 경쟁사와 차별화하고 있다. 대전과 금산, 중국 자싱공장은 연간 생산량이 2000만개가 넘고 가장 작은 중국 장쑤공장도 1년에 950만개를 생산한다. 다른 글로벌업체들은 연간 생산량 300만개 정도의 공장을 완성차업체 공장 근처에서 가동하고 있다. 미쉐린은 연간 생산량이 2억개로 한국타이어(1억1000만개)의 두 배 수준이지만 공장은 70여개로 한국타이어(7개)의 10배가 넘는다.
◆조현식·조현범 사장 역할 바뀌어
한국타이어그룹은 조양래 회장의 아들들인 조현식 사장과 조현범 사장의 업무를 지주회사에 집중시키는 것을 골자로 한 인사를 6일 발표했다. 그간 형인 조현식 시장은 한국타이어 마케팅본부장, 동생 조현범 사장은 한국타이어 경영기획본부장을 겸직했다. 하지만 내년부터 조현식 사장은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대표이사 사장, 조현범 사장은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경영기획본부장(사장) 업무만 맡는다. 그룹 관계자는 “두 사장은 앞으로 대규모 투자나 인수합병(M&A) 등 그룹의 큰 그림을 담당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국타이어그룹은 한국타이어를 중국 시장점유율 최상위권(약 10%)으로 올려 놓은 이수일 중국지역본부장(부사장)을 마케팅본부장 겸 경영운영본부장으로, OE 공급 확대 성과를 낸 우병일 글로벌OE부문장(전무)을 중국지역본부장으로 내정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