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석 < 국가과학기술심의회 ICT융합 전문위원 >
‘등용문(登龍門)’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어려운 관문을 통과해 크게 출세하게 됨. 또는 그 관문을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돼 있다. 중국 황하 상류의 급류인 용문(龍門)을 큰 물고기가 오르면 용이 된다는 전설에서 유래한 말이다. 이 고사를 지금 한국 상황에 비유해 보면 우리나라는 선진국이란 ‘용’이 되기 위해 저생산성과 경쟁력 취약문제란 급류를 헤엄치는 큰 물고기가 아닐까. 새로운 경제 도약이라는 용문 앞에서 말이다.
한국이 지금과 같은 경제 발전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1960년부터 제조업과 부품·소재산업의 활약에 힘입은 경제 성장의 기틀을 마련했고, 1990년 이후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발전을 중심으로 이뤄진 벤처붐을 동력 삼아 두 번의 도약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제조업과 ICT를 성장동력으로 두 차례 용문을 넘을 수 있었던 덕인데 지금 우리는 새로운 용문을 넘어야 할 시기가 아닌가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서비스 연구개발(R&D) 정책 추진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지난 11월 미래창조과학부가 중심이 돼 ‘서비스 R&D 투자 활성화 방향’을 발표했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서 서비스 R&D를 통한 유망 서비스산업 육성에 관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번 발표가 주목받는 이유는 기존 정책과 차별화되는 내용 때문이다. 가장 두드러진 부분은 서비스 R&D 투자 규모를 현재 수준에서 두 배로 확대해 2021년 1조원 이상에 이르게 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번 전략 발표를 통해 정부는 서비스 R&D 투자에 적극 나서고, 서비스 R&D를 서비스산업 발전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주요 선진국들도 새로운 성장과 사회 문제 해결, 국민생활의 질 향상이란 과제 해결 방안을 서비스 R&D에서 찾고 있다. 이런 국제적인 동향에 비춰 볼 때 정부의 서비스 R&D 강화 방침은 시의적절한 대응이라고 할 수 있다. 남은 과제는 서비스 R&D 강화 방침을 어떻게 잘 실행하고 이를 민간의 서비스 R&D 잠재력 실현으로 이어지게 할 것인가다.
이미 미래부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실행 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런 방안들이 현장에서 잘 실행돼 서비스 R&D라는 새로운 동력으로 저생산성과 경쟁력 취약 문제란 급류를 거슬러 용문을 뛰어넘기를 기대한다.
김홍석 < 국가과학기술심의회 ICT융합 전문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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