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02일(04:5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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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합병으로 출범하는 KB증권의 조직·인사 개편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부문장 인선 작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통합 KB증권은 △경영관리 △자산관리(WM) △세일즈 앤드 트레이딩(S&T) △투자은행(IB) △기관영업(홀세일) 등 5개 부문으로 조직이 개편되는 방안이 유력하다. 각 부문의 산하에는 여러 본부를 두게 된다. 이같은 조직 개편에 따라 부문장 5명과 수십명의 본부장 인사가 진행될 전망이다. 부문장과 이하 본부장 인사가 이르면 다음주 늦어도 이달 넷째 주까지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각 전문가들이 포진했다"며 "외부에서 수혈하거나 그룹 계열사에서 통합 증권사로 이동할 여지는 좁지 않겠냐"고 말했다.
앞서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과 전병조 KB투자증권 사장이 곧 출범하는 KB증권의 각자대표를 맡기로 결정됐다. 윤 사장이 자산관리(WM)와 경영관리 부문 등, 전 사장은 투자은행(IB)과 기관영업 부문 등을 총괄하기로 했다. 최근 대표이사 선임과 각 증권사의 강점을 고려할 때 현대증권 출신 임원이 경영관리, 자산관리, 세일즈 앤드 트레이딩 부문장을 꿰차고 KB투자증권 출신 임원이 투자은행과 기관영업 부문장을 맡을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이에 따라 현대증권에서는 조성대 경영부문장(전무)이 통합증권사 경영부문장, 이재형 리테일부문장(상무)가 자산관리 부문장, 서일영 트레이딩본부장(상무)가 세일즈 앤드 트레이딩 부문장을 맡을 것으로 관측된다. KB투자증권에서는 김성현 IB총괄 부사장이 IB 부문장, 공현무 관리총괄 부사장이 기관영업 부문장 자리를 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두 증권사 관계자들은 "아직 확정된 것이 전혀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부문장 자리는 윤곽이 잡혀가지만 산하 본부장 자리는 '안갯속'이다. 양사 임원들이 막판까지 치열하게 '자리싸움'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인사개편이 복잡한 형세로 흘러가면서 일찌감치 다른 증권사로 이직하려는 직원들도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합병 과정에서 자신이 몸담은 부서가 합병 상대방과 비교해 불이익을 받는 것을 우려한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 임직원들의 이탈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증권의 최근 희망퇴직을 신청한 직원은 170여명에 이른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희망퇴직 보상금을 받고 더 나은 조건으로 다른 증권사의 문을 두드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병이 마무리되면 양사 임직원의 눈에 보이지 않는 눈치싸움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 수장을 각자대표로 선임한 것이 악수(惡手)가 될 수 있다"며 "서로 힘을 모으기보다는 자신들과 호흡을 맞춰온 대표 주변으로 세력을 쌓고 상대방과의 갈등이 생길 수도 있어서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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