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전망 크게 엇갈려
[ 나수지 기자 ] 중국의 한류 금지령으로 주가가 크게 떨어진 화장품 업종을 두고 시장 전문가들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중국에서 시장 확장이 어려워진 만큼 주가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지만 글로벌 화장품업체들보다 중국 시장에서 성장률이 높아 여전히 중국 프리미엄을 줄 수 있다는 주장도 거세다.
정부가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공식화한 지난 7월 초 이후 화장품업체 주가는 줄곧 내림세다. 화장품 업종 ‘대장주’인 아모레퍼시픽은 사드 배치 발표 전날인 7월7일과 비교해 지난 2일까지 주가가 31% 떨어졌다. LG생활건강(-32%) 토니모리(-56%) 코스맥스(-40%) 아모레G(-28%) 등 다른 화장품업체도 하락을 면치 못했다. 사드 배치 결정 후 중국 정부가 비공식적으로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을 내렸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이어지면서다.
강수민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장품업체가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았던 것은 중국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할 것이란 기대 때문이었다”며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에 산업에 대한 전망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과도한 우려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국내 업체의 중국 매출 증가율이 여전히 로레알 시세이도 등 해외 업체를 크게 앞지른다는 이유에서다. 이달미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난 10월 기준 화장품업체의 중국 수출금액은 전년 대비 30% 이상 늘어 올 들어 평균 수출 증가율 33%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며 “이에 반해 주가는 과도하게 떨어져 저평가 매력이 높다”고 분석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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