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 Bike - retro & scrambler
[최진석 기자] 오늘날 모터사이클 시장을 관통하는 트렌드 중 하나는 레트로다. 1950~1960년대 영국을 중심으로 활발했던 카페레이서를 연상시키는 바이크들이 21세기형의 몸매무세를 갖추고 시장에 등장했다. 네이키드 기반의 심플하면서도 클래식한 개성이 담긴 디자인은 21세기 라이더들에게도 환영받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BMW모토라드가 최근 첫 스크램블러 장르 모델인 ‘BMW 뉴 R nineT 스크램블러’를 국내에 공개했다. BMW모토라드의 유서 깊은 모터사이클이자 2013년 출시 이후 레트로 바이크 붐에 불을 지핀 R nineT를 기반으로 한 모델이다. 스크램블러는 온로드 뿐 아니라 오프로드 주행까지 적합한 바이크다.
디자인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머플러다. 차체 왼편에 서로 겹치듯 위로 솟은 하이마운트 스타일의 듀얼 머플러는 전통적인 스크램블러의 스타일을 계승 발전시켰다. 바이크 차체에 밀착되어 있어 날렵한 몸매를 헤치지 않는다.
뉴 R nineT 스크램블러는 R nineT와 비교해 핸들바는 높게 세팅했다. 시트의 위치도 변경해 안정감과 승차감을 향상시켰다. 특히 날렵한 주행을 위해 기존 R nineT 대비 길이가 45mm 짧아졌고, 전폭이 10mm 상승했다.
외형 뿐만 아니라 파워트레인도 레트로의 줄기를 이어받은 점이 반갑다. 강력한 토크와 독특한 배기음을 자랑하는 공랭식 복서 엔진을 얹었다. 배기량 1170cc의 공/유랭식 수평 대향 2기통 복서 엔진은 7750rpm에서 최고출력 110마력, 6000rpm에서 최대토크 11.8kg.m의 성능을 갖췄다. 새로운 엔진 매핑과 연료 시스템을 통해 EU4 배기가스 기준을 충족한다.
전형적인 스크램블러 스타일의 대형 19인치 프런트 휠에는 120/70-19 사이즈 타이어, 리어 휠에는 170/60-17 사이즈 타이어가 장착됐다. ABS를 기본 장착한 브레이크 시스템은 전륜에 4-피스톤 캘리퍼, 강철로 감싼 브레이크 라인, 320mm 브레이크 디스크를 달았다. 후륜은 2-피스톤 부동형 캘리퍼가 장착된 265mm 직경의 싱글 디스크 브레이크를 장착했다. 달리는 것 이상으로 감속도 중요하다.
실용성과 활용도도 높다. 프레임은 튜브 형태의 강철 스페이스 프레임(space frame)으로 만들었다. 가볍고 강성이 높아 온오프라인 모두 주행 시 운전자에게 피로감을 덜 준다. 뒷좌석 프레임은 탈착이 가능하다. 필요에 따라 1인승, 혹은 2인승으로 모습을 바꿀 수도 있다.
BMW 뉴 R nineT 스크램블러는 기존 R nineT와 같이 다양한 개인 맞춤형 설계와 디자인을 통해 개개인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다. BMW모토라드 오리지널 부품과 개별 제작된 추가 액세서리 등을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다.
레트로 디자인, 공랭식 복서 엔진, 스크램블러 특유의 뛰어난 오프로드 주행 성능까지. 어른아이의 감성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타보고 싶은 욕망을 억누르기 힘든 모델이다.
BMW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에 앞서 지난 6월에 BMW 미니(MINI)가 오프로드 스타일의 미니 클럽맨 ‘올포 스크램블러’ 컨셉트카를 공개했다. BMW 뉴 R nineT 스크램블러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차량이다.
이 차량 전면 그릴에는 두 개의 드라이빙 램프를 달았다. 지붕에는 루프랙을 설치했다. 스크램블러의 특성에 걸맞은 오프로드 전용 타이어를 장착했다. 인테리는 레트로 감성이 가득하다. 나파 가죽과 알칸타라 소재를 적용했다. 브라운 색상의 시트 상단부에는 스크램블러 각인을 새겨 넣었다.
파워트레인은 2.0리터 4기통 트윈터보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출력 189마력, 최대토크 29.0kg.m의 힘을 발휘한다. 최고속도는 225km/h이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 도달에 걸리는 시간은 7초 이내다.
미니 클럽맨 올포 스크램블러는 컨셉트카이기 때문에 판매 계획은 아직 없다. 하지만 BMW 뉴 R nineT 스크램블러와 함께 서 있는 모습은 두 차량을 함께 차고에 넣어야만 할 것 같은 착각을 들게 한다. 오랜기간, 그리고 지금까지 오프로드 레이싱에서 맹활약하는 미니의 레이싱 DNA가 각성제 역할을 했다.
BMW 뉴 R nineT 스크램블러의 공식 출시는 내년 1월이며, 가격은 미정이다. 많은 어른아이들은 내년 출시 때 책정될 바이크의 가격에 귀를 기울일 것이다. 자신의 통장 잔고와 연말에 받을 성과급의 액수를 합쳐보는 작업도 반복할 것이다. 매력적인 제품이 가진 힘이다. 시장의 흐름을 선도하고 흐름의 선봉에 서는 제품을 만드는 작업이 중요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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