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시장 분위기 반영
현성바이탈은 공모 물량 축소
[ 이고운 기자 ] ▶마켓인사이트 11월30일 오후 3시56분
올해 마지막 유가증권시장 상장 후보였던 국내 1위 신발전문매장 ABC마트코리아가 상장을 내년으로 연기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상장 철회신고서를 내거나 공모가를 낮추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증시가 국내외 악재로 조정 흐름이 이어지면서 흥행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30일 NH투자증권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ABC마트코리아는 연말까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는 계획을 바꿔 내년 상반기에 재추진하기로 했다.
ABC마트코리아는 올해 실적에 따라 1조원 안팎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경우 공모 규모 2000억~3000억원의 ‘대어’로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ABC마트코리아는 연내 상장을 마무리하기 위해 속도를 냈으나 최근 시장 분위기를 감안해 상장을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증시를 둘러싼 대내외 악재로 공모 흥행과 상장 후 주가 관리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공모를 진행하는 기업들도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건강식품기업 현성바이탈은 청약 첫날인 30일 공모 물량을 350만주에서 280만주로 20% 줄인다고 발표했다. 물량을 줄이면 조달 자금도 감소하지만 공모를 성사시키기 위한 고육지책이란 분석이 나온다.
흥행을 위해 희망 공모가 범위 하단 밑으로 공모가를 산정한 사례도 있다. 바이오기업 애니젠은 희망 공모가 범위의 하단(2만2000원)보다 낮은 수준으로 공모가(1만8000원)를 정해 지난 28일부터 이틀간 청약을 받았다. 공모 경쟁률은 812.5 대 1로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았다. 희망 공모가 범위 하단인 1만5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한 신라젠도 청약 경쟁률 172.5 대 1을 나타냈다.
12월에 코스닥시장 상장을 추진하던 에코마이스터는 수요예측 전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하고 시기를 다시 잡기로 했다. 제이앤티씨도 수요예측 이후 남은 일정을 취소하고 공모를 연기하겠다고 공시했다.
상장을 추진 중인 한 기업 관계자는 “연말 공모 기업들 가운데 청약 전날까지 철회신고서 제출을 고민해보지 않은 곳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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