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송정역 인근 '웃고' vs 광천동 버스터미널 인근 '울고'
광주~서울 9일부터 운행…송정역 이용객 하루 1000명↑
주변 개발사업도 잇달아 추진…땅값 상승률, 지역 평균 2배
광천동 버스터미널 인근 상권 이용객 감소에 타격 우려
[ 최성국 기자 ]
고속철도 경쟁시대를 열게 될 수서고속철도(SRT) 개통을 앞두고 광주광역시 상권에 변화의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어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30일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따르면 오는 9일부터 SRT가 운행하면 광주송정역의 하루평균 이용객은 현재 1만5864명에서 1만7050명으로 늘어난다. 한국교통연구원은 SRT 운행으로 광주~서울 간 이동인구 중 연간 38만명이 이동수단을 자동차에서 고속철도로 바꿀 것으로 분석했다. SRT가 운행되면 호남선 고속철도는 기존 86회에서 128회로 48.8% 증가해 유동인구 증가효과를 가져온다.
이런 이유로 ‘신흥’ 꼬리표를 달고 있는 광주 송정역세권이 최근 들어 광주의 미래 핵심 상권으로 꿈틀거리고 있다. 송정역세권은 최근 리모델링 후 전국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1913송정역시장을 중심으로 음식업 등 소비시장 중심으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금융 및 업무중심지구 기능과 역할은 미흡하지만 SRT 개통이 유동인구 증가를 가져와 개발 중인 각종 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시는 분석했다.
송정역 일대에는 2480억원을 투입하는 지하 5층, 지상 9층 규모의 복합환승센터(2017~2019년)와 5394억원을 들여 역 주변에 도심형테마파크 및 문화·쇼핑공간, 친환경자동차산업단지를 포함하는 융복합단지(2019~2022년)가 들어선다. 군공항 이전지 831만㎡에 신도시 솔마루시티(2018~2020년) 조성사업도 추진된다.
이런 기대에 이 일대 부동산 경기가 꿈틀대고 있다. 송정역 앞 택지는 올초 3.3㎡당 1500만원에서 지금은 20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조사에서도 송정동 땅값은 올 상반기에 3.44% 올라 광주·전남지역 평균 상승률보다 두 배 이상 뛰어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광산구 신가동의 민경화 공인중개사는 “송정역 일대는 KTX 개통 이후 지가 상승세를 이어왔는데 SRT 개통으로 또 한 번 지가 상승을 불러올 것”이라며 “매물이 자취를 감춰 거래가 뜸하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쇼핑과 의료·교통 중심인 광천동 버스터미널 일대는 상권 위축 전망에 걱정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송정역에서 고속철도를 이용해 서울 강남으로 갈 수 있게 되면서 고속버스 이용객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호고속 관계자는 “지난해 KTX 개통으로 광주~서울 고속버스 이용객이 20%가량 줄었다”며 “SRT는 운행지역이 서울 강남으로 고속버스와 겹쳐 타격이 더 클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금호고속 등 고속버스 업체들은 지난 25일 첫 운행에 들어간 프리미엄버스 운행 확대, 틈새노선 개발 등 피해 최소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광천동의 한 병원 관계자는 “광천동 유동인구 상당수가 교통여건 변화에 따라 송정역 일대로 옮겨갈 움직임이 있다”며 “상가 차원에서 손님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고객 이탈 방지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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