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 택한 LG, 핵심 계열사 대표 대부분 유임
조성진 사장, 부회장 승진 가능성
구광모, 전무 승진해 화학으로
정일재 사장, LG경제연구원 원장
[ 노경목/도병욱 기자 ]
LG그룹이 1일 주요 계열사 임원 인사를 단행한다.
이번 인사에서 조성진 LG전자 사장(H&A사업본부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정일재 LG생명과학 사장은 LG경제연구원 원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구본무 LG 회장의 아들인 구광모 LG 상무는 전무로 승진해 LG화학으로 옮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하현회 LG 사장, 조준호 LG전자 사장(MC사업본부장) 등 핵심 계열사 대표들은 대부분 유임될 전망이다.
애초 11월 말로 예상됐던 LG 인사는 국내외 사업 변수가 늘면서 다소 미뤄졌다. LG가 12월에 인사를 하는 건 2010년 이후 6년 만이다.
◆조성진, 멈추지 않는 ‘고졸신화’
올해 LG인사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조성진 LG전자 H&A사업본부장(가전 담당)은 부회장으로 승진할 전망이다. 1976년 용산공업고를 졸업하고 LG전자에 들어와 올해 입사 40주년을 맞은 조 사장은 LG전자 최초의 고졸 사장에 이어 부회장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2013년부터 맡은 H&A사업본부가 9%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보이며 글로벌 가전업계 최고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조 사장 승진으로 LG전자의 3인 공동대표체제는 단독대표체제로 전환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정일재 LG생명과학 사장은 LG생명과학이 LG화학에 합병됨에 따라 경제연구원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1990년 럭키금성경제연구원으로 입사해 2003년까지 LG경제연구원에서 일한 정 사장으로선 13년 만에 ‘친정’으로 돌아가는 셈이 됐다. 2007년부터 만 10년간 LG경제연구원을 맡아 온 김주형 사장은 퇴임한다.
권봉석 LG전자 부사장은 올해 HE사업본부(TV 담당)의 호실적을 이끈 공로로 사장으로 승진한다. 여상덕 사장은 OLED(발광다이오드)사업부가 TV사업부에 통합되면서 사업부장을 내놨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산하에 신설되는 조직에서 계속 OLED 기술 개발을 맡을 예정이다.
구광모 LG 상무는 2006년 LG전자 대리로 입사한 지 10년 만에 전무로 승진한다. 비(非)전자 계열사 중 대표 회사인 LG화학에서 경영수업을 이어갈 전망이다.
◆안정 기조 속 임원 수는 감소
올해 LG 인사의 키워드는 ‘변화보다는 안정’이다. 합병에 따라 자리를 바꾼 정일재 사장 이외에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들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 부진으로 교체설이 돌았던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도 휴대폰 사업을 계속 이끌 예정이다. 내년에 사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가능한 한 안정적으로 사업을 끌고 나가겠다는 포석이다.
전체 임원 수는 감소할 전망이다. 5개 사업부가 3개로 축소되는 LG디스플레이 등 사업부 간소화가 계열사 곳곳에서 이뤄지면서 임원 자리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1년 사이 직원이 1180명 감소한 LG전자 MC사업본부는 규모 축소에 맞춰 이미 임원 수도 줄인 상태다. LG 관계자는 “계열사들 실적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아 임원 승진자도 예년보다 10~2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LG가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자동차 부품과 에너지 관련 부문에선 임원 승진과 보직 이동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인사나 이사회 의결 사항은 아니지만 구본준 LG 신성장사업추진단장(부회장) 역할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LG 지주사 조직이 개편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노경목/도병욱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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