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호 기자 ]
“정보기술(IT)과 바이오가 접목된 융합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릴 계획입니다.”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
1996년 문을 연 LB인베스트먼트는 6500억원에 달하는 운용자산(AUM)을 굴리는 국내 선두권 벤처캐피털(VC)이다. 투자 규모와 실적 측면에서도 최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LB인베스트먼트는 올 들어 모바일, 바이오 등 26개 기업에 804억원을 신규 투자했다. 연말까지는 4개 기업에 100억원가량을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투자 회수 실적도 좋다. 올 들어 1100억원가량을 회수했다. 회수한 기업에 들인 투자금이 300억원 수준이었던 만큼 초기 투자금의 3배에 가까운 투자수익을 올린 셈이다. 대표적인 회사가 모바일게임 ‘검은사막’을 개발한 펄어비스다. 회사 측은 투자 회수가 마무리되면 15배가 넘는 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좋은 성적을 내다 보니 모태펀드 연기금 등 투자자들이 LB인베스트먼트에 맡기는 자금도 늘어나는 추세다. 회사 측은 현재 6500억원 안팎인 AUM 규모가 3년 내 1조원을 넘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 대표(사진)는 “LB인베스트먼트의 강점은 벤처기업이 보유한 기술력과 사업성을 잘 분석하는 데 있다”며 “10년 전부터 중국 시장을 개척하는 등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투자한 기업을 지원하는 것도 LB인베스트먼트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LB인베스트먼트가 요즘 주목하는 분야는 ‘융합기술’과 ‘해외투자(크로스보더)’ 분야다. 여러 기술을 융합하는 기업이 4차 산업혁명의 주인공이 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올 들어 관련 투자를 진행했다. LB인베스트먼트는 지난 3월 인터베스트 등 다른 VC와 공동으로 뇌 영상 진단장비 생산업체인 오비이랩과 실내공기 측정 회사인 비트파인더에 각각 50억원을 투자했다. 오비이랩은 전자기술 등에 사용되는 광센서를 뇌측정 의료장비에 접목해 뇌졸중 진단 장비를 소형화한 업체다. 비트파인더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공기 측정 분야에 접목해 주목받는 기업이다.
LB인베스트먼트는 향후 신시장 개척에도 나설 계획이다. LB인베스트먼트는 중국와 미국 벤처기업에도 투자하고 있다. 중국에는 올해에만 250억원을 투자했다. LB인베스트먼트가 중국 기업에 투자한 금액은 800억원에 달한다. 새롭게 진출을 시도하는 시장은 동남아시아다. 그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지에 경쟁력을 갖춘 벤처기업을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LB인베스트먼트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도 적극 도울 계획이다. 구글, 알리바바와 같은 스타 벤처를 키우려면 글로벌 무대에 진출시켜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박 대표는 “내년을 해외 출자자(LP) 확보의 원년으로 삼아 해외 자금 유치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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