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9일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발표한다. 수시 배당을 비롯해 특별배당 성격의 주주가치 환원 방안과 독립적인 위원회 개설 등 주주들의 요구에 응답하는 방안을 대폭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관심을 끌고 있는 삼성전자의 인적분할 추진안이 포함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28일 한국거래소의 인적분할 추진 등 보도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에 "중장기적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해 왔다"면서 "29일 오전 9시30분 관련 사항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발표에서 대대적인 주주 환원 방안을 공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 직후부터 11조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전량 소각했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대표적인 주주 친화책 중 하나다.
삼성전자는 연간 순현금수지(Free Cash Flow)의 30~50%를 배당과 자사주 매입 방식으로 주주환원에 활용하고 있는데, 배당 성향을 글로벌 기업 수준으로 대폭 높이는 방안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외국인 주주가 이미 전체 지분의 50%를 넘긴 상황이어서 구글, 애플 등 실리콘밸리의 글로벌 IT 기업 수준으로 높은 배당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강하게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와 관련해 분기 배당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중간배당과 기말배당을 해왔는데 1분기와 3분기에도 수시 배당 가능성을 열어둘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분기배당을 도입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자사주를 수시로 매입해 주가를 부양하고 자주 배당을 하는 것이 가장 실질적으로 주주친화에 부합하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인적분할 추진안은 이번 주주친화 방안에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분할이나 지주회사 전환 관련 내용은 들어있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인적분할과 지주회사 전환 추진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와 오너가 지배력 강화를 위해 궁극적으로 이뤄져야 할 과정으로 업계에서는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국민연금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 논란 등이 불거져 검찰 수사와 국정조사, 특검 수사 등이 예정돼 있는 상태여서 삼성이 지주회사 전환 움직임을 조기에 추진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앞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은 블레이크 캐피털과 포터 캐피털을 통해 삼성전자 이사회에 서한을 보내 4대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엘리엇 측은 삼성전자의 인적분할과 30조원의 특별배당, 삼성전자 사업회사의 미국 나스닥 상장, 독립적인 사외이사 3인 추가 등을 요구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주주가치 제고 정책 발표에서 엘리엇 측의 요구 중 일부는 수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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