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이도의 러브콜…코스맥스, 일본시장 진출 '날개'

입력 2016-11-28 19:32
화장품 ODM 첫 일본 진출

안티에이징·CC크림 등 공급
기술의 'K뷰티' 인정 받아

인도네시아서 할랄 인증도
올해 수출 1억불 돌파 가능


[ 조미현 기자 ]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전문기업인 코스맥스(회장 이경수·사진)가 일본 1위 화장품 기업 시세이도그룹과 손을 잡았다. 국내 ODM 기업이 일본에 진출한 것은 코스맥스가 처음이다. 코스맥스는 미국 중국에 이어 일본까지 세계 3대(大) 화장품 시장에 진입하게 됐다.

◆유기농 화장품 등 공급

코스맥스는 일본 시세이도그룹의 화장품 브랜드 ‘시세이도(Shiseido)’와 ‘자(Za)’에 ODM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28일 발표했다. 41개 화장품 브랜드를 거느린 시세이도그룹은 한 해 7800억엔(약 8조원)을 벌어들이는 일본 1위 화장품 기업이다. 코스맥스는 이번 계약을 통해 안티에이징 제품, CC크림, 유기농 화장품 등을 개발해 공급하기로 했다.

시세이도그룹은 코스맥스가 미국 중국 동남아시아 등에 글로벌 생산기지를 세운 데다 안정적인 물류 시스템을 구축한 점을 높이 산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수 코스맥스 회장은 “일본 화장품업계가 한국 제품에 대한 인식이 좋고 구매력도 상당하다는 것을 체감했다”며 “한·일 간 우호 협력을 증대하고 세계 시장에서 윈윈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력으로 日시장 뚫어

일본 화장품 시장 규모는 221억달러(약 26조원) 안팎이다. 미국 중국 다음으로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시장이다.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9%에 달한다. 전통적으로 아시아 지역의 미용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일본은 원천 기술로 무장한 데다 현지 기업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강해 시장 진입장벽이 높다.

코스맥스는 세계화장품학회(IFSCC) 등에서 자체 개발한 화장품 융합기술을 발표하면서 까다로운 일본 기업의 주목을 받았다.

김준배 코스맥스 해외사업본부 총괄 대표는 “시세이도는 물론 일본 내 30여개 고객사에서 신제품에 대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액정화장품, 나노에멀전 등 코스맥스의 신기술에 대한 관심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할랄 화장품 시장도 공략

코스맥스는 시세이도그룹과의 계약 체결을 계기로 수출이 더욱 탄력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 화장품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면 아시아 전역으로 파급효과가 확대될 수 있어서다. 시세이도그룹의 전체 매출 가운데 일본 및 아시아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68.9%에 이른다.

미국과 중국에 이어 일본으로 수출길이 열리면서 코스맥스는 올해 수출액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1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스맥스의 수출액은 2011년 2377만달러에서 지난해 8295만달러로 4년 사이 3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미국에서는 2014년부터 연간 1억개 규모로 화장품을 생산하고 있다. 코스맥스는 연말까지 중국 상하이 공장의 생산규모를 연 2억개에서 4억개로, 광저우 공장은 연 4000만개에서 1억개로 각각 2배 이상으로 늘릴 방침이다.

지난 7월에는 인도네시아 현지 공장에서 할랄 인증을 받는 등 80조원에 달하는 할랄 화장품 시장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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