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제안 제한적으로 수용할 듯
삼성전자가 이르면 이번 주 이사회를 열고,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 제안에 대한 입장을 내놓는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9일께 이사회를 열고 엘리엇의 주주 제안에 대한 입장과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다.
앞서 엘리엇은 삼성전자 이사회에 서한을 보내 삼성전자 분할(지주회사 체제로 전환), 분할회사 뉴욕증시 상장, 특별배당 실시, 사외이사 확대 등을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지난달 27일 열린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전반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11월 말까지 공유하겠다”며 “(엘리엇의) 전반적인 제안에 대한 방향성을 11월 안에 정해서 시장과 소통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이사회에서 엘리엇의 제안을 일부 제한적으로 수용하고 지배구조 개편, 분할비율 등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주요 외국인 주주인 엘리엇을 전적으로 외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우선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삼성전자가 엘리엇 제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태도를 보 ?것이란 예상이 많다.
다만 30조원 특별배당, 미국 나스닥 상장, 독립 사외이사 3인 추가 요구 등에 대한 제안에 대해서는 실현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별배당의 경우 주주환원 정책 차원에서 제한적으로 수용할 수 있지만 30조원 특별배당 전체를 수용하기엔 무리가 따른다는 평가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배구조 문제는 '합리적인 방향으로 하겠다'는 원론적인 수준의 얘기가 나올 것”이라면서 “지배구조를 개편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적도 없는 만큼 뭔가 바꾸겠다는 언급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분할이 선택 가능성 높은 판단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 분할 및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은 선택 가능성이 높은 최선책으로 판단된다”면서 “삼성전자 인적분할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항으로 주주총회 통과를 위해서는 외부주주, 특히 지분율 50%를 상회하는 외국인 주주 상당수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주주환원 정책은 배당 확대 등이 거론된다. 삼성전자가 지속적으로 주주 친화정책을 강화해 온 만큼 엘리엇 제안이 아니더라도 배당을 늘리거나, 특별배당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엘리엇 제안에 대해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했고 11월 말까지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다고 했지만, 내용과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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