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린 강원도 울산바위, 소설 속 '설국'은 어떨까?

입력 2016-11-25 17:05
“국경의 긴 터널을 지나자 눈의 고향이었다.” 일본 문인 중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쓴 ‘설국’의 첫 문장이다. 다음 문장은 이렇게 이어진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신호소에 기차가 멈춰섰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설경(雪景)이 생생하게 다가온다. 세계 문학사에서 명문장으로 손꼽히는 이 표현은 비현실적인 세계에서만 존재할 것 같은 순수미를 압축해서 나타낸다. 강원 설악산 능선과 울산바위에 눈이 내렸다. 전설에 따르면 울산바위는 원래 금강산에서 열린 산봉우리 대회에 가던 참이었다. 덩치가 크고 무거워 지각한 울산바위는 금강산에 가지 못했다. 고향 울산으로 내려가자니 체면이 말이 아니어서 ‘설악도 괜찮네’ 하며 눌러앉았단다. 내친 김에 ‘설국’을 읽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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