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KAI 등과 협력 강화
한국기업은 철저하고 속도빨라
"모든 종류의 무역장벽에 반대"
[ 이상은 기자 ]
“한국은 항공·우주 분야에서 틈새시장을 잘 개척한 나라입니다. 2020년에는 비(非)유럽 국가 가운데 한국산 부품을 가장 많이 쓸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에어버스, 탈레스, 사프란 등이 참여하는 프랑스항공우주산업연합(GIFAS)의 마르완 라우드 회장(사진)은 지난 23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한국경제신문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GIFAS 소속 34개사 관계자들은 25일까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 국내 기업 주요 인사들을 만나고 서울, 부산, 경남 사천, 경기 용인, 충남 아산 등의 생산 현장을 방문할 계획이다. 라우드 회장은 에어버스의 국제 전략·홍보 담당 최고책임자다. 라우드 회장은 “GIFAS가 대규모 사절단을 이끌고 한국에 온 것은 올해가 처음”이라며 “양국 간 교류협력 관계를 강화하되 대기업끼리의 협력 외에 중소기업 간 수평적 협력관계도 적극적으로 구축하고 싶다”고 밝혔다.
라우드 회장은 “한국 기업은 철저함·속도·적응력을 ?煞?있어 새로운 시장 요구를 잘 맞춘다”며 “2012년에는 세계 공급자 중 12위 수준이었는데, 최근 대한항공이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국 중소기업들과의 협력관계가 강화되면서 유럽 4개국 다음으로 비중(금액 기준)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이나 중국, 미국보다도 한국에서 에어버스에 부품을 더 많이 공급한다는 뜻이다. 라우드 회장은 “한국 기업들은 에어버스의 까다로운 공급업체 선정 기준을 잘 맞추고 선정률이 다른 나라보다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라우드 회장은 민간항공기 외에도 방위산업 분야에서 양국 기업 간 협력관계가 강화되고 있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국방 문제에서 한국은 미국과 공고한 관계를 맺고 있지만, 일부 분야에선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과도 긴밀한 관계를 수립해왔다”고 했다. 지난해 8월 에어버스의 A330 MRTT를 한국 공중급유기로 선정한 점, 에어버스 헬리콥터가 KAI와 함께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KUH)과 소형민수헬기(LCH), 소형무장헬기(LAH) 개발에 참여하는 점을 예로 들었다.
라우드 회장은 미국 등 세계 각국에서 보호무역주의 성향이 강해지는 점과 관련해 “항공우주 분야는 모든 것이 자유롭게 교역돼야만 발전할 수 있다”며 “모든 종류의 무역장벽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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