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트럼프? "기후변화협정, 탈퇴 안할 수도"

입력 2016-11-23 19:35
"인간의 활동과 연관성 있다"
기존 공약에서 한발 후퇴

사위 쿠슈너 백악관 기용설에 "중동 평화 관련된 역할 할 것"


[ 워싱턴=박수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 공약에서 물러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선거 기간 “지구온난화 주장은 사기”라며 당선되면 취임 첫날 기후변화협정 탈퇴를 선언하겠다고 공언해왔다.

트럼프 당선자는 22일(현지시간) 뉴욕의 뉴욕타임스 본사를 방문, 아서 설즈버거 주니어 발행인 등 뉴욕타임스 기자들과의 회동에서 자신의 대선 공약 이행과 인사 등에 관한 의견을 밝혔다.

그는 기후변화협정 탈퇴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인간의 활동과 기후변화 간에 어느 정도 연관성이 있다고 본다”며 “(기후변화협정 탈퇴 추진 여부를) 아주 면밀하게 보고 있다.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1조달러 투자 공약에 대해선 “이제는 폴 라이언 하원의장 등 공화당 인사도 (그 공약을) 좋아하고 있다”고 답했다.

트럼프는 당선 후 2주 동안 △사회보장제도 유지 △불법이민자 1100만명 추방 및 추방군 신설 △멕시코 장벽 설치 △동성결혼 반대 △동맹관계 재정립 등의 기존 공약 및 발언에서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자신이 백악관 수석전략가 및 선임고문으로 지명한 스티브 배넌이 ‘백인 극우주의자’로 비난받는 것과 관련, “배넌은 인종차별주의자나 극우주의자가 아니다”며 “만일 그랬다면 그를 지명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의 백악관 특별보좌관 기용설에 대해서는 “(백악관 공식 직책 대신) 중동 평화와 관련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유대인인 쿠슈너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 해결 등에 기여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세계를 위해 미국이 할 역할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그게 큰 문제”라고만 말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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