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대신 부동산…'책 쓴 주부 김유라 씨
30대 주부가 선호하는 곳이 아파트 고르는 제1 조건
[ 윤아영 기자 ]
“30대 주부가 가장 잘할 수 있는 투자가 부동산입니다. 내집 마련 욕구가 큰 시기이고, 실거주 측면에서 남들은 못 보는 면을 꼼꼼히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교보문고 예스24 등에서 경영·경제 부문 베스트셀러 2위(주간 기준)에 올라 있는 《나는 마트 대신 부동산에 간다》(한경BP)의 저자 김유라 씨(34·사진). 그는 아파트야말로 전업주부가 가장 잘할 수 있는 투자영역이라고 강조한다.
김씨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파트를 고를 때 단순히 역세권이나 조망권 등만을 보는 게 아니라 초등학교 학군이 어떤지, 주변 이웃은 어떤 사람인지까지 살펴본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 집을 구입할 때 아내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다”며 “이 때문에 주부가 살고 싶은 아파트를 사면 차후 공실이나 가격 하락의 위험이 작다”고 설명했다.
평범한 전업주부였던 김씨는 치솟는 전셋값에 아이 셋을 데리고 이사 다니는 게 힘들어 아파트 투자를 결심했다. 그는 사전 학습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주변 집값은 하락한다는데 왜 전셋값은 2년 새 두 배 가까이 뛰는지, 부동산시장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뭔지 알기 위해 책을 읽으며 경제를 공부했습니다.”
그는 2010년 3000만원으로 첫 내집 마련에 성공한 뒤 6년간 30여채의 아파트를 사고팔면서 임대수익과 시세차익을 냈다. 그 투자 노하우를 담은 게 《나는 마트 대신 부동산에 간다》라는 책이다.
김씨는 아파트를 볼 때 몇 가지 원칙이 있다. 30대가 선호하는 20평형대 역세권 소형 아파트가 1순위다. 김씨는 “30대가 아파트 구매 여력이 가장 큰 연령대”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잔액을 보면 30대가 주택 구입을 위해 빌린 자금이 11.5% 늘어 가장 많이 증가했다.
직장 출퇴근이 용이한 역세권인지도 중요한 기준이다. 그는 “특히 방 3개짜리 20평형대 아파트가 학생을 둔 4인가구에 적정한 구조라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규 공급이 많은 곳의 기존 주택은 피한다. 김씨는 “주부들은 좀 비싸더라도 새 아파트에 살기를 원한다”며 “공급이 넘치는 곳에서 값이 싸다고 헌 아파트를 샀다가는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고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 초보 투자자를 위해 조언도 했다. 주식처럼 사전에 모의투자를 해보라는 것이다. 그는 “직접 부동산 중개업소를 방문해 원하는 아파트의 가격, 주변 상황, 아파트 상태 등을 본 뒤 대출금액을 고려한 모의투자를 했다”며 “1~2년간 수십 곳을 모의투자 해보면 투자 방법에 대한 확신이 선다”고 말했다.
투자 수익률 기준을 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막연하게 오를 만큼 올랐을 때 팔겠다고 생각하다가는 매도 시기를 놓쳐 손해보기 때문에 적정 수준을 정해 놓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부동산 중개업소를 방문해서는 “입은 닫고 귀는 열어둬야 한다”고 귀띔했다. 투자자인지, 실거주자인지, 여유자금이 얼마인지 등을 모두 공개하면 중개업소의 말에 휘둘리기 쉽다는 얘기다. 작은 투자로 세입자를 감동시키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조명 시설을 꼽았다.
김씨는 “예전에 일부 전문가가 집을 사지 말라고 하는 말을 믿고 있다가 나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손해를 봤다”며 “먼저 공부를 통해 저평가된 집을 고를 수 있는 안목을 기른 뒤 투자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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