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조·특검정국…흔들리는 기업
세계 흐름 역주행하는 한국
[ 박종서/임현우 기자 ]
세계 각국은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반면 한국은 역주행하고 있다. 미국 영국 등 주요 선진국과 달리 법인세율을 인상할 태세인 데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재벌개혁’을 올 정기국회의 최우선 과제로 내걸었다.
법인세율 인하는 2000년대 이후 세계적 흐름이다. 독일은 2001년 25%이던 법인세 최고세율을 2008년 15%로 낮췄다. 일본은 2014년 35.6%이던 최고세율을 올해 32.1%로 내린 데 이어 향후 20%대로 낮출 계획이다. 중국은 25%인 법인세 최고세율을 첨단기업에 한해 올해 초 15%로 인하했다. 이탈리아는 지난해 법인세율을 3.5%포인트 내린 24%로 낮췄고 헝가리는 내년부터 10~19%인 법인세율을 9%로 인하한다.
법인세율 인하가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에 특효약이기 때문이다. 아일랜드는 유럽 최저 수준인 12.5%의 법인세율 덕분에 구글, 애플,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정보기술(IT)기업의 유럽 본사를 유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현행 35%인 법인세 최고세율을 15%로 인하하겠다고 공약하고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도 20%에서 15% 이하로 최고세율을 내리겠다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도 김영삼 정부 초기 34%이던 법인세 최고세율이 현재 22%까지 낮아졌다. 하지만 야3당이 법인세율 인상을 당론으로 채택하면서 올해 말 예산국회에서 법인세 최고세율이 24~25%로 인상될 가능성이 커졌다. 세계적인 투자 유치 경쟁에서 한국만 낙오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은 또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을 계기로 재벌개혁을 강력히 추진하기로 했다. 대기업 총수 견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과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 폐지와 관련한 ‘공정거래 5법’(공정거래법 하도급거래법 대규모유통업법 가맹사업법 대리점거래법 개정안) 등을 반드시 처리하기로 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청년고용촉진법 등 ‘서민경제’ 법안 7건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법 등 ‘민주회복’ 법안 7건도 최우선 처리 법안으로 정했다. 소득세율을 38%에서 41%로 인상하는 소득세법 개정안도 반드시 통과시킬 경제민주화 법안으로 선정했다.
박종서/임현우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