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축구 대표팀 코치가 2017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대표팀 지휘봉을 잡는다.
대한축구협회는 22일 "14명의 후보자 가운데 최적임자인 신태용 러시아월드컵 대표팀 코치를 U-20 월드컵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홈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감독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국제무대 경험이 있는 신 감독을 선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 감독은 올해 리우올림픽에서 한국 축구 대표팀을 8강으로 이끈 경험이 있다. K리그 성남 일화(현 성남 FC) 감독 시절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FA컵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등 지도자로서 뛰어난 역량을 보여줬다.
신 감독에겐 그러나 이번 대표팀 지휘봉이 두 번째 '독이 든 성배'다. 그는 지난해 1월에도 이광종 당시 U-22 대표팀 감독의 급성 백혈병으로 지휘봉을 넘겨받았다. 리우올림픽까지 대표팀을 이끈 뒤 본업인 A대표팀 코치로 돌아왔다.
하지만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짐을 싸게 됐다. 신 감독 이날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아내가 '남들은 밑에서 위로 올라가는데 왜 당신은 위에서 밑으로 내려가느냐'고 묻는다"면서 ?"이게 내 운명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실에 안주하고 있으면 코치로 러시아월드컵 본선에 갔을 것"이라며 "도전하지 않으면 감독으로서 더 크게 올라가지 못한다"고 감독직 수락 배경을 밝혔다.
신 감독이 빠지게 된 슈틸리케호 코칭스태프 자리엔 외국인 수석코치와 체력담당 코치가 선임될 예정이다.
그는 자신의 '비전공'과 관련해 "(어린 선수들에겐) 힘든 부분도 있을 것"이라며 "혼자만의 팀이 아니기 때문에 자문을 통해 선수들을 빨리 분석해 옥석을 가리겠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 3총사' 기용도 시사했다. 신 감독은 "이승우, 장결희, 백승호를 소집해 기량을 확인해 봐야겠다"며 "경기도 뛰게 하고 훈련도 시키면서 활용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이승우, 장결희, 백승호는 신 감독이 올림픽 대표팀을 맡았을 때 꾸준히 물망에 오르던 선수들이다. 하지만 신 감독은 이들의 '월반'을 경계해 발탁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신 감독은 "지금은 연령대가 맞는다"고 말했다.
신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을 맡는 U-20 월드컵은 내년 5월 20일부터 6월 11일까지 인천, 대전, 수원, 천안, 전주, 제주에서 열린다.
전형진 한경닷컴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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