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좋아요' 500개 1만5000원…인스타그램 '팔로어' 250명 3만9800원
클릭 대행업체 우후죽순
"입소문 따라 매출 희비" 카페·식당·쇼핑몰 주인이 고객
한국인 팔로어, 외국인보다 비싸…페이스북 계정 사고팔기도
[ 마지혜 기자 ]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인기’가 돈으로 거래되고 있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사용자의 계정에 ‘좋아요’를 눌러주고 돈을 받는 대행업체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난다. ‘팔로어’(follower, 계정 주인이 올린 게시물을 받아보는 사람)를 늘려주는 상품도 판매한다. 카페나 식당, 인터넷쇼핑몰 등의 운영자가 주 고객이다. SNS에서 입소문을 타야 성공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NS 대행업체는 포털사이트에서 쉽게 검색할 수 있다. 한 포털사이트에서 ‘인스타 팔로어 늘리기’와 ‘페이스북 좋아요 늘리기’로 검색을 하니 검색광고 사이트로 각각 38개, 58개 업체가 등록돼 있었다. 대부분 올해 설립된 업체다. A사이트는 ‘페이스북 페이지 좋아요 500개에 1만5000원’, ‘인스타그램 한국인 팔로어 250명에 3만9800원’ 등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B사이트에선 30일간 하루에 4개 사진에 ‘좋아요’ 250개씩을 눌러주는 데 8만9000원을 받는다고 홍보한다.
업체마다 ‘품질’에 따른 가격 차이가 있다. 팔로어를 늘려주는 ‘유령계정’ 주인이 외국인이면 값이 싸고, 한국인이면 비싸다. 이용자들은 한국인 팔로어를 선호한다. 한국 업체의 계정인데 외국인 팔로어가 많으면 조작한 계정이란 의심을 받기 때문이다. 한 사이트는 외국인 팔로어 1000명을 늘려주는 데 2만2000원, 한국인 팔로어 1000명엔 16만원을 받는다.
‘좋아요’나 ‘팔로어’를 많이 확보해둔 페이지 자체를 사고팔기도 한다. 회원 수가 1500만명에 달하는 인터넷 카페 ‘중고나라’에는 “팔로어 2만명인 페이스북 페이지 팔아요”, “페이스북 페이지 삽니다” 등의 글이 하루에도 수십개씩 올라온다. “한국인 팔로어 1만8000명인 맛집 소개 페이지 48만원에 넘깁니다” 등의 글이다.
돈 들이지 않고 서로 돕자는 ‘상부상조’도 활발히 이뤄진다. ‘소셜공간’이라는 카페에서는 가입자들이 서로 상대방 페이스북 페이지에 ‘좋아요’ 또는 ‘팔로어’를 늘려주는 품앗이를 한다. 서울 동교동의 한 음식점 사장은 “과거 고객들은 포털사이트 검색으로 지역 맛집을 찾았지만 요즘 젊은 층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서 사진을 찾아본 뒤 방문한다”며 “‘좋아요’나 ‘팔로어’가 많이 붙어 있어야 고객들이 신뢰하기 때문에 이를 늘리려고 안간힘을 쓴다”고 말했다.
기업의 SNS 홍보 업무를 담당하는 홍보대행사도 ‘좋아요’나 ‘팔로어’ 늘리기 서비스를 많이 구매한다. 한 홍보대행사 직원은 “작년까지만 해도 회사 막내들이 직접 유령 계정을 만들어 ‘좋아요’와 ‘팔로어’를 일일이 누르는 게 일이었다”며 “요즘은 전문 업체들이 많아 돈을 주고 구매한다”고 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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