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비주류인 비박(비박근혜)계 의원 32명이 대통령 탄핵절차 착수에 찬성했다. 상식을 가진 상당수 의원들이 지난 20일 검찰의 중간 수사결과와 관련 "피의자를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김용태 의원은 오는 22일 기자회견을 열어 탈당을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이정현 대표가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지도부 즉각 사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이번 주 비박 의원들의 탈상 선언이 이어질 거란 관측도 나온다.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 남경필 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 비주류 모임은 전날 비상시국위원회를 구성하고 이정현 대표의 퇴진을 압박했다. 비상시국위 내부에선 이 대표의 버티기가 계속될 경우 탈당을 고려하고 있는 의원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 지사는 "친박 지도부가 국가적 위기 극복을 끝까지 가로막으면 결심을 해야 할 것 같다"며 "이르면 내일, 늦어도 모레 탈당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 탄핵과 징계에 대해선 비주류 진영의 견해가 대체로 일치한다. 다만 최악의 경우 탈당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지, 분당 가능성에 대해선 여전히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무성 전 대표나 유승민 의원은 탈당에 동참하는 게 최선은 아니라며 선을 긋고 있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이날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법적 책임을 물어 박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는 것으로 공식 당론을 확정했다. 탄핵 시기 등 방법론에 대해선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