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세점, 글로벌 사업 속도…태국 푸껫점 개점

입력 2016-11-20 19:55
호텔신라 첫 해외 시내면세점
유커방문 1위국 시장 겨냥
태국·일본 등에서 롯데와 경쟁


[ 강진규 기자 ]
호텔신라가 태국 푸껫 카투 지역에 19일 면세점(사진)을 열었다.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과 홍콩 마카오국제공항에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호텔신라의 첫 해외 시내면세점이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푸껫점 개점을 계기로 해외 사업에 박차를 가해 국내 면세점 업체 중 해외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는 ‘해외 1위 사업자’의 위치를 견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장품 등 400개 브랜드 입점

신라면세점 푸껫점은 푸껫의 주요 관광지 ‘파통비치’와 ‘푸껫타운’에서 차로 약 15분 거리에 들어섰다. 건물 면적 약 2만5000㎡ 중 1층 8000㎡의 공간이 면세점으로 조성됐다. 호텔신라는 이곳에 화장품·향수, 패션·액세서리, 주류 등 400여개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다음달에는 시계·주얼리 등 50여개 브랜드 매장이 추가로 문을 연다.

2층에는 태국 유명 시さ?레스토랑 ‘사보이’가 500석 규모로 입점했다. 신라면세점은 이곳이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단체 식당으로 운영돼 면세 쇼핑과 연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호텔신라는 푸껫점 개점을 위해 태국 현지기업 젬스갤러리·더몰과 손잡고 합작법인 GMS듀티프리를 설립했다. 호텔신라는 상품기획·매장 관리 등 전반적인 면세점 운영을 총괄하고, 푸껫 관광 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젬스갤러리와 태국 고급 백화점 및 쇼핑몰을 운영하는 유통그룹 더몰은 현지 상품 소싱과 마케팅을 맡는다.

◆“태국 가는 유커 겨냥”

호텔신라가 푸껫점을 연 것은 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유커)이 크게 늘면서 태국 면세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태국 방문 유커 수는 793만명이었다. 한국과 일본 등을 제치고 세계 1위 유커 유치국이 됐다. 올해는 1000만명이 넘는 유커가 태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면세 시장규모도 매년 성장하고 있다. 호텔신라에 따르면 지난해 태국 면세 시장 매출은 약 2조4000억원이다. 2014년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아시아에서는 한국 중국 홍콩 싱가포르에 이어 5위 규모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면세 시장의 큰손인 유커를 겨냥한 브랜드를 다수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각국서 롯데와 본격 경쟁

신라면세점 푸껫점은 내년 초 개점 예정인 롯데면세점 방콕점과 태국 면세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될 전망이다. 롯데는 애초 올해 6월 방콕 시내에 있는 쇼디시 몰에 면세점을 열어 태국 최초의 외국계 면세점이 된다는 계획이었지만 공사 지연과 공항 면세품 인도장 미확보 문제가 겹치며 개점 일정이 연기됐다.

롯데가 한발 앞서 올해 1월 시내면세점을 연 일본 도쿄에서는 내년 신라면세점의 추격이 시작된다. 호텔신라는 내년 초 일본 도쿄 신주쿠에 있는 다카시마야 백화점에 시내면세점을 열 계획이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싱가포르, 홍콩, 마카오 법인을 통해 454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신라면세점 전체 매출의 약 15%에 해당한다. 인도네시아, 일본, 미국 괌 등 해외 3개국에서 다섯 개 점포를 운영하는 롯데면세점의 해외 매출은 약 3000억원으로 신라보다 적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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