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 김순신 기자 ]
메르세데스 AMG GT S. 이름만으로도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심장을 뛰게 하는 고성능 차다. 500마력이 넘는 강력한 힘과 길쭉한 보닛, 짤막한 뒤태는 언제든 튀어 나갈 준비를 마친 단거리 육상 선수의 탄탄한 근육질 몸매를 떠올리게 한다.
17일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GT S의 보닛을 열어보니 4L 8기통 바이터보 엔진 가운데에 카이 프란츨이라는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1997년부터 AMG가 시행하고 있는 엔진 실명제다. 한 사람의 기술자가 한 땀 한 땀 만든 수제 엔진을 얹은 GT S의 가속페달을 밟자 차는 거친 배기음을 뱉으며 빠르게 치고 나갔다.
속도를 높이니 너무 크다고 여겨지던 배기음은 귀에 착 감기는 사운드로 바뀌었다. 파워트레인을 조절하는 기능은 모두 오른손의 동선 안에 있다. 시동 버튼과 변속기, 운전모드 전환 등이 일직선으로 배열돼 있다.
최고 510마력의 힘을 느끼기 위해 직선 주로에서 가속페달을 힘껏 밟아봤다. 계기판은 순식간에 시속 200㎞를 넘어섰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은 3.8초에 불과했다. 속도가 빨라질수록 차체가 더욱 지면에 달라붙는 느낌이었다.
대회전 코스를 시속 200㎞ 가까운 빠른 속도로 진입하니 앞바퀴를 축으로 뒷바퀴가 회전하는 오버스티어 현상이 발생했다. 코스를 이탈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지만 핸들을 꽉 붙잡자 차량은 빠르게 균형을 잡았다.
앞차와 가까워지니 경보음이 울리고 좌석벨트가 조여오며 ‘긴장하라’고 신호를 보냈다. 브레이크를 밟으니 언제 그랬느냐는 듯 재빠르게 속도가 줄었다. AMG GT S 가격은 1억9630만원이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