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3당 "대통령 퇴진 범국민 서명운동"…영수회담엔 이견

입력 2016-11-17 18:59
특검 추천·시민사회와 협력 합의

박지원 "대통령-야당 대표 회담 열자"
추미애·심상정 "시기 부적절"


[ 김기만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은 17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위한 야권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 9일 박 대통령의 ‘국회 추천 총리’ 제안에 거부 입장을 정한 뒤 8일 만이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와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회동을 하고 박 대통령 퇴진을 공동 목표로 하기로 뜻을 모으고 범국민 서명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또 국정조사와 특검 추천에 적극 공조하고 대통령 퇴진을 위해 시민사회와 협력하기로 했다.

윤관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최순실 국정 농단’ 정국 해결을 위한 기본적 공동 목표를 확인했다”며 “각 당에서 해오던 서명운동을 범국민 서명운동으로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독립기구 설치를 논의하기 이전에 시민사회와 협의해나갈 것”이라며 “민주당은 기구화를 통한 연석회의 등에 적극적인 입장이지만 다른 당과 논의가 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야3당은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해야 한다는 데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손금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국정조사와 특검 추천에 적극 공조하기로 했다”며 “박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철저히 이뤄질 수 있도록 검찰이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할 것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 영수회담과 총리 추천, 대통령 퇴진 로드맵 및 향후 대책 등 구체적인 현안에는 합의하지 못하거나 아예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박 위원장이 ‘4자 회동(대통령+야3당 대표)’을 제안했지만 민주당과 정의당은 시기가 적절치 않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손 대변인은 “박 위원장이 두 대표에게 영수회담을 제안했지만 추 대표가 시기적으로 이른 것 같다는 뜻을 나타냈다”며 “심 대표도 26일 집회와 검찰 수사 상황 등을 지켜보고 결정하자고 해 영수회담 제안은 이번 합의안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전했다.

추 대표는 앞서 박 대통령과의 단독 영수회담을 추진하다 당내 반발과 야권 공조 균열을 우려해 전격 취소한 바 있다. 추 대표는 “야3당의 공조를 위해 우리 스스로 절제하고 마음을 비워야 할 때”라고 했다. 박 위원장은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며 “모든 것이 같을 수는 없지만 함께 조정해서 잘 나아가자”고 말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