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들은 삼성이 미국의 자동차 전자장비 업체인 하만(Harman)을 전격 인수하기로 했다는 기사를 경제면 주요 기사로 다루면서 삼성이 갤럭시노트 7의 악몽에서 벗어나 신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삼성의 하만 인수는 완전히 다른 모바일 사업 분야로의 야심 찬 진출"이라며 "자동차가 IT(정보기술)·통신과 결합하면서 자율주행차나 커넥티트(connected)카 등 스마트카가 주목받고 있는 시점에서 광범위한 개념으로의 사물인터넷이라는 기술 영역에 도전하는 삼성으로서는 하만에 매력을 느낄 만했다"고 말했다.
또 최근 퀄컴의 NXP 반도체 인수와 소프트방크의 ARM 홀딩스 인수 등의 사례를 소개하며 차세대 스마트카 제조를 위한 주요 기업들의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고급사양 스마트폰에서는 애플과 저가폰에서는 중국 업체들과 힘겨운 경쟁을 펼쳐온 삼성은 갤럭시 노트 7의 발화 사건으로 큰 곤경에 빠졌었다"면서 "그동안 부품업체를 완전히 장악해왔던 삼성은 이번 하만 인수과정에서 매우 드물게 기존의 하만 조직을 그대로 유지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삼성의 이번 인수 협상은 한때 곤경을 겪던 하드웨어 제조업체가 전도유망한 소프트웨어 회사로 탈바꿈하는 기념비적인 것"이라며 불과 10년 전만 해도 존폐의 갈림길에 서 있다가 데니스 팔리왈 CEO 취임 후 자동차 전자장비 업계의 최강자로 부상한 하만의 저력을 소개했다.
WSJ는 "이번 협상으로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삼성은 자동차 기술 분야의 메이저 플레이어가 됐다"면서 "이는 모바일 서비스에 대한 예리한 이해와 두둑한 여유 자금을 가진 기업들의 점증하는 역할을 반영한 것"이라고 전했다.
팔리왈 하만 CEO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기술의 변화는 누구도 모든 제품을 한꺼번에 가질 수 없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이번 협상은 시너지와 성장을 위한 것이며 파트너십에 관한 것이다. 이 선택들이 앞으로 승자와 패자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브스는 "삼성이 갤럭시 노트 7의 재앙에서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삼성에 더 좋은 점은 점차 시들해지는 스마트폰 시장과는 달리, 하만의 사업영역은 향후 10여 년 동안 상당한 성장이 기대된다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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