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리스크…글로벌 채권시장 이틀새 1조달러 사라져

입력 2016-11-14 19:01
"미 국채금리 연 6%까지"
'신 채권왕' 군드라흐 전망


[ 뉴욕=이심기 기자 ] ‘트럼프 리스크’가 글로벌 채권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미국 국채 금리가 4~5년 내 연 6%까지 폭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외신은 지난 8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된 이후 9일과 10일 이틀간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1조달러가 사라졌다고 13일 보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글로벌채권지수가 이 기간 1.18% 하락했는데 이는 글로벌 채권 시가 평가액이 1조달러 이상 줄었다는 뜻이다. 2015년 6월 이후 가장 급격한 감소세라고 통신은 덧붙였다.

미국 채권시장에서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틀간 0.27%포인트 급등(가격은 급락)하며 연 2.15%까지 치솟았다. 14일 아시아시장에서도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0.07%포인트 뛰어 연 2.22%를 기록했다. 30년 만기 장기국채 수익률은 지난 1월 이후 처음으로 연 3.02%까지 상승했다.

트럼프 정부가 추진할 고금리 정책과 1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등 경기 부양책이 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트럼플레이션(트럼프+인플레이션)’ 공포가 채권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신(新)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군드라흐 더블라인캐피털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미 국채 금리가 4~5년 내 연 6%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트럼프 정부의 초대형 경기 부양책으로 물가상승률이 3%,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4~6%까지 오를 수 있다”며 “이 경우 이자율이 연 2% 밑에 머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