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욱 기자 ]
11월 주식시장이 대내외 정치 리스크로 연일 요동치고 있다. ‘최순실 사태’로 투자심리에 먹구름이 잔뜩 낀 가운데 보호무역주의를 표방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미국 대선에서 당선되면서 주식시장이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정치 리스크 ‘외풍’을 덜 타는 내실이 튼튼한 종목 찾기로 쏠리고 있다. 분위기에 휩쓸려 표류하는 종목이 아니라 실적과 기술력, 업황 전망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예측이 가능한 종목의 몸값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증시 전문가들은 올 3분기 실적 발표에서 깜짝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낸 종목이 많은 업종을 주목하고 있다. 주로 반도체와 건설, 은행업에 포진한 종목이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조병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PC 수요 증가와 중국 스마트폰 업체 점유율 확대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SK하이닉스나 철근 가격 인상 등으로 실적 개선 기대가 큰 현대제철 등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국 신정부가 재정지출 확대를 추진하는 만큼 철강·화학 등 소재주와 은행주에는 나쁘지 않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 시각도 비슷했다. 홍은주 파트너는 “연말을 앞두고 대내외 정치 지형이 급변하면서 시국이 혼란스럽다”며 “제품 다변화로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는 반도체 장비주 원익IPS나 사상 최대 분기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콘택트렌즈 업체 인터로조 등이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중국 광군제나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등 연말 소비 시즌을 맞아 성수기를 누릴 종목을 주목해야 한다는 전망도 있다. 실제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 같은 화장품주는 트럼프 당선을 전후한 증시 격변기에도 큰 흔들림 없이 상승세를 이어간 몇 안 되는 종목이기도 했다. 정동휴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소비 개선은 정치 이벤트와 관계없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